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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클릭도 친호남도 주춤…흔들리는 김종인, 돌파구는?

국회/정당

    좌클릭도 친호남도 주춤…흔들리는 김종인, 돌파구는?

    중도확장‧친호남 등 김종인표 개혁안 지지부진
    공정경제 3법 이어 5‧18 왜곡처벌법 의결에 애매모호 입장
    '전북 공공의대' 발언 논란도…당 안팎 '비대위 흔들기' 거세져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중도층 확장을 위해 좌(左)클릭 정책과 친(親)호남 행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당내 반발에 직면해 주춤한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지지 의사를 밝혔음에도 당내 반발을 겪은 공정경제 3법은 진전이 없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5.18역사왜곡처벌법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진전 없는 공정경제 3법…여당發 5‧18 왜곡처벌법 공세엔 주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김 위원장은 진보정당 의제로 꼽히는 '기본소득'과 '경제민주화'를 정강‧정책에 반영하는 등 파격을 시도했지만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본격 입법 단계에선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당내 다수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줄곧 찬성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은 당론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정당이 그동안 도외시했던 호남 유권자를 끌어안기 위한 김 위원장의 친호남 행보도 입법 단계에선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8월 19일 김 위원장은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무릎 사과'를 했지만, 여당발(發) 입법 공세엔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은 이른바 '5‧18 역사왜곡처벌' 등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문제는 5·18을 왜곡 또는 날조하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처벌 조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민주당 의견에 무턱대고 동조할 수도 없고, 반대할 경우 자칫 친호남 행보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5‧18 왜곡처벌법에 대해 "저는 옳다고 생각하는데 내용 면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지 입법 과정에서 여러 가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기구인 국민통합위원회 소속 한 의원도 1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5‧18만 성역화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되니 형평성에 맞게 심의해보겠다"고 중립 입장을 취했다.

    지난달 29일 전북 지역 방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남원 공공의대' 관련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정부와 의료계의 공공의대 계획안이 나오면 야당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 설립에 김 위원장이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며 논란이 됐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우리당은 2018년 폐교된 서남대 의대를 대체하는 의미로 말한 건데 주제가 공공의대 찬성 쪽으로 튀어버렸다"며 "의원들까지 동행한 행사에서 지역 언론을 상대로 쫀쫀하게 따지기 어려워 그런건데 고약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지지율 침체 속 고개 든 '反김종인 기류'…돌파구 고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김종인표 개혁안이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면엔 결국 답보 상태인 당 지지율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 취임 전후 국민의힘 지지율(YTN‧TBS 의뢰, 리얼미터 조사, 지난 4~10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은 지난 4월 4주차 28.2%에서 8월 1주차 34.6%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10월 4주차엔 27.6%로 답보 상태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구인난 속에서 김 위원장이 당내 후보군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이며 일각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열자는 주장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조경태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대위의 한계가 노출됐다"며 "국면전환을 하기 위해 비대위를 끝내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기 전대론을 꺼내 들었다.

    보궐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 교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다만 공천 과정에서 이탈한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의원 등 영입과 보수진영 인사들에 대한 포용 등 야권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기류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보수진영 맏형격인 국민의힘이 적극성과 유연성을 좀 더 발휘해 야권연대의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했고, 홍 전 대표는 "자기 식구들은 온갖 이유를 들어 내치고 정치 수사로 우리를 악랄하게 수사했던 사람을 데리고 오지 못해 안달하는 정당이 야당의 새로운 길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도층을 의식해 금태섭 전 의원과 윤석열 검찰총장 영입엔 다소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기존 보수진영엔 냉담한 김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의 반발 기류가 서서히 고개를 들면서 지도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사실상 당의 명운이 걸린 만큼 중도층 확장 정책을 유지하면서 당내 반발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복안이 필요한 셈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안이 없어 비대위를 유지한다'는 말 자체가 이미 비대위가 취약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 아니겠냐"라며 "인적 쇄신이든 야권 통합이든 뭔가 국면 전환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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