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의 한 고급호텔에서 현수막을 달다가 추락해 의식불명에 빠진 피해자 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렸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부산의 한 고급호텔 연회장에서 현수막을 설치하다 추락 사고를 당한 남성의 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렸다.
[10.30 부산CBS노컷뉴스=부산 고급 호텔 연회장서 현수막 달던 남성 추락 의식불명]
청원인은 피해자가 호텔 등의 부주의 때문에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정확한 조사와 처벌을 요청했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 동생이 호텔에서 대형 현수막 설치 작업중 추락하여 현재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이 피해를 당한 남성의 친형이라고 주장하며 "안전관리에 미흡했던 호텔 측과 업체 측 관련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제 동생은 만 39세 미혼으로 직원 6명 정도의 작은 현수막 디자인 제작 전문업체에서 판촉물 설치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주요 거래처는 보통 대형 호텔"이라며 "10월 30일에도 엘시티 내 시그니엘 호텔 4층 그랜드볼룸 연회장에서 가로 7m, 세로 5m의 대형 현수막 설치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 동생은 동료와 같이 호텔에서 제공한 리프트로 대형 현수막을 벽에 부착시키기 위해 고공 작업을 하다가 리프트가 통째로 옆으로 넘어지면서 6m 높이에서 추락하여 심한 뇌손상을 입었다"며 "당시 연회장에는 같이 일하던 동료 1명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119가 도착할 때까지 지나가던 보안요원 1명을 붙잡아 같이 처치를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 연회장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 도중 리프트가 넘어졌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남성이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부산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 연회장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 도중 리프트가 넘어졌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20대 남성이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그러면서 "동료 말에 따르면 당시 테이블 세팅 때문에 리프트 바닥에 안전지지대를 설치할 공간이 없었다고 한다. 사고의 위험이 있으면 사업주가 조치를 취하거나 작업을 하지 않아야 했다"며 "또 호텔에서 제공한 리프트는 일인용으로 대형 현수막 설치용이 아니었다. 안전에 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작업을 지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사실 저는 흉부외과 전문의다. 동생은 결혼도 하지 않고 은퇴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조카들에게도 아빠 노릇을 도맡아 해왔다"며 "중환자실에 누워 사경을 헤매고 있는 동생을 위해 의사인 형이 아무것도 해 줄 것이 없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지금까지도 호텔 측에서는 피해자의 가족에게 찾아오지 않았다. 흔한 위로의 말도, 사과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동생에게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사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