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가 항소심에서도 '드루킹 족쇄'를 풀지 못하면서 도정은 또다시 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6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김 지사의 항소심에서 댓글 조작 혐의는 1심과 같은 징역 2년이 선고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결났다.
선출직인 김 지사는 대법원에서도 항소심 결과가 유지되면 지사직을 잃는다.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생명에도 치명타를 입게 됐다.
도청 공무원들은 이날 오후부터 선고 결과를 초조히 기다렸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무죄 취지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좋은 결과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또다시 실형이 선고되자 탄식이 터져 나왔다. 도정 혼란보다는 안정을 바라던 공무원들은 결국 1심과 같은 실형이 나오자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며 걱정스러운 대화를 이어갔다.
법정 구속은 피해 당장 도정 운영에 차질은 없지만, 대법원 선고 때까지 살얼음판 국면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 지사가 구상하고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 등 핵심 과제와 동남권 신공항과 같은 주요 현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중요한 시점에 동력을 잃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야권에서는 지사직 사퇴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보여 도정 안팎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동근 도청 노조 위원장은 "도정 운영 동력이 약화될까 우려된다"며 "김 지사 개인의 정치적 충격은 안타깝지만, 도정에 차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민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김모(64)씨는 "현직 도지사로서 도정을 계속 수행했으면 하는데 안타깝다"며 "도민 예산을 쓰는 보궐선거에도 지쳤다"고 말했다.
정모(76·여)씨도 "노무현 대통령때부터 김경수 지사를 봐 왔는데 내 생각에 정직하고 존중받아야 할 사람인데 이상하게 엮여 안타깝다"고 전했다.
항소심 재판 결과를 지켜본 한 법조인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보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올해 초 재판부가 석명을 구할 때부터 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잠정적인 심증을 형성한 상태였으므로 무죄를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항소심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진실의 절반만 밝혀진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즉시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반드시 밝히도록 하겠다"며 법원 판결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걱정해주신 경남도민들과 국민께 대단히 송구하다"며 "결과가 밝혀질 때까지 도정에 흔들림 없이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