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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국내 재계, 바이든 당선인과의 인연은?

    4대 그룹 등 3세 기업인 바이든과 친분 없는 듯
    김승연·조석래 등 2세 경영인, 역대 대통령과 친분 형성과 대조
    재계 "미국은 로비스트 합법화된 나라, 친분 없어도 사업 영향 없을 것"

    지난 2013년 연세대에서 정책 연설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과 우리 재계와의 인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산업 측면에서도 다른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다.

    결론적으로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과 국내 대표 기업 간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재계에 따르면 정치인인 바이든 후보는 미국 부통령 시절이던 2013년 12월 한차례 방한한 적이 있다.

    당시 바이든은 청와대 행사 외에 연세대에서 정책연설을 하고 비무장지대(DMZ)와 용산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했지만 국내 기업인들과 만난 기록은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표기업 총수들이 아주 사적인 자리에서 다른 인연들과 함께 동석한 경우가 있을지는 몰라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공식 석상에서 바이든 후보와 만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3세 경영인으로 내려온 재계 총수들과 바이든 후보와 나이 차가 큰 것도 접점을 찾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등 국내 대표 4대 기업 총수들은 모두 40∼50대 경영인으로, 만 78세인 바이든 후보가 아버지뻘이다.

    이들 4대 그룹 총수들은 델라웨어대, 시라큐스대 출신인 바이든과 학연도 없다.

    이는 국내 2세 경영인들이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인맥을 갖고 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지난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국빈 만찬 자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인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 정계와 상대적으로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과거 2017년 1월에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대됐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고, 빌 클린턴 대통령과는 2003년 클린턴 방한 당시 골프 라운딩을 함께 하는 등 친분이 두터웠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개인적 친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2010년 7월 LG화학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만나 환담했고,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작년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공장 준공 직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면담한 바 있다.

    2000~2009년 한·미 재계 회의 한국 측 위원장을 지낸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도 미국 정치인들과 다수의 인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취임식에도 참석하는 등 미 공화당 정치인들과 인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 2세 경영인들 역시 바이든 후보와 직접적인 친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현재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과도 인맥이 넓을 것으로 보는 경영인으로 탄약류 생산 방산기업인 풍산의 류진 회장 정도를 꼽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바이든 정부에 참여할 사람들이 결국 클린턴, 오바마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이지 않겠느냐"며 "재계도 이들 인맥을 통한 연결고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재계가 미국 정계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더라도 앞으로 사업을 해나가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LG 등 대표 수출기업들은 이미 미국에 반도체와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미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도 자국 내 글로벌 기업들에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면서 함부로 대하진 못할 것"이라며 "미국은 정치 로비스트도 합법화된 나라여서 국내 기업들이 사업상 문제가 생겨도 문제 해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커진 가운데 젊은 총수들은 미국에서도 정계의 인맥 쌓기보다는 제품 품질과 실력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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