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경민 기자)
헤어지자는 말에 화가 나 전 여자 친구를 감금해 둔기로 수차례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한 30대 남성이 도주 사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차량을 바꿔 타며 이동하는 등 경찰 수사망을 용의주도하게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인이 도주를 도운 정황도 포착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감금과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강모(37)씨를 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강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 도피 방조)로 지인 수 명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강씨는 지난 3일 오전 8시쯤 제주시 오라2동 자택에 A(29‧여)씨를 끌고 가 감금하고 5일까지 둔기로 폭행한 데 이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5일 오전 강씨가 인근 편의점에 담배와 술을 사러 간 10분여 사이 이웃집으로 몸을 피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피해자는 손발이 묶인 상태였다.
집에 돌아온 강씨는 피해자가 없자 이때부터 주도면밀하게 도주 행각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만 사용하며 자신의 행적을 남기지 않았다. 또 자신의 차량과 택시, 지인 차량 등을 번갈아 이용하며 수사망을 피했다.
특히 강씨는 공중전화로 지인에게 전화를 건 후 지인 집에 몸을 피하거나, 지인으로부터 차량을 빌려 함께 도주 행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경찰력 500여 명과 함께 헬기까지 동원하며 강씨 검거에 집중했다. 그러다 도주 사흘 만인 8일 오후 5시쯤 제주시 이도2동에서 차로 이동 중이던 강씨를 체포했다.
제주동부경찰서. (사진=고상현 기자)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헤어지자는 말에 화가 나 폭행했다"며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과거 강간상해 범죄를 저지르는 등 전과 20범인 강씨는 지난 3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죄로 출소한 지 얼마 안 돼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강씨는 성폭력 범죄 전력으로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였지만, 전자발찌 부착 대상은 아니다.
현재 피해자는 갈비뼈 골절과 비장이 파열되는 등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