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외교부는 재외공관에 적용되는 성 비위 사건 처리 지침을 별도 제정하는 등 성 비위에 대한 대응 수위를 더욱 높였다.
외교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처리 지침'을 전면 제·개정해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지침은 재외공관에 대한 성 비위 지침을 따로 제정해 성 비위 사건 처리의 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한편 재외공관장의 책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재외공관에서 성 비위 사건이 접수될 경우 즉각적으로 외교부 본부에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함으로써 재외공관장의 재량 등에 의한 사건 무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성 비위 사건이 접수될 경우에는 피해자 의사에 따라 행위자를 재택근무 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 2차 피해를 예방하는 방안도 담았다.
이번 지침은 성 비위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징계 조치와 별개로 공직 경력 관리의 기본이 되는 인사등급에서 당해연도 최하위 등급을 부여하도록 규정했다.
기존에는 성과등급에서만 최하위 등급이 부여되던 것을 인사등급에도 적용한 것으로 무관용 원칙을 더 엄격히 시행하는 것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공관장 재보임 때 적용해온 기존의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는 현행 유지된다.
새 지침은 외교부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에 법률가 등 외부 전문가 참여를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확대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 구성은 내부인 3명과 외부인 5명으로 바뀌게 된다.
외교부는 이와 함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 횟수와 시간을 4배로 확대해 연 4회, 총 4시간 이상 실시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주뉴질랜드 대사관에서 현지인 직원에 대한 동성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잇단 성 추문에 휩싸여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주뉴질랜드 대사관 성 비위 사건은 지난달 30일 현지 법원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간 사인중재 협의가 진행됐으며 비교적 원만하게 종결 수순을 밟고 있다.
주뉴질랜드 대사관은 8일 보도자료에서 "양측은 대외 비공개로 서로간의 견해 차이가 우호적으로 해결되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