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를 전후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제네시스의 두 번째 SUV(스포츠유틸리티) GV70을 시승했다.
GV70은 16일 가격공개와 함께 이번 달부터 계약에 돌입, 내년 초부터 구매 고객에게 인도된다.
현재 GV70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의 관심이 가장 뜨거운 차다. 초점은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사진=유동근 기자)
일단 디자인은 ‘화려하다’는 느낌 그대로를 전달해주고, 국내외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차가 잘 생겼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
반면 가격에 대해선 일부 의견이 엇갈리는 중이다. 엔트리급인 2.5리터 가솔린의 경우 4880만원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하이트림인 3.5리터 모델에 풀옵션을 적용하면 거의 8000만원에 육박한다.
출시 초반 논란이 생겨날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2.5 모델에 더해 선호도가 높은 옵션인 상시사륜구동(AWD·300만원), 19인치 휠·타이어(70만원), 시그니쳐 디자인 셀렉션1(170만원),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이테크 패키지 등이 포함된 파퓰러 패키지1(420만원) 등 4가지를 추가할 경우, 구매가격은 5840만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구매 가이드라인을 준 셈이다.
이 대목에서 세 번째 초점이 등장한다. 과연 GV70은 최소 5천만원 중‧후반, 많게는 8000만원 가까이 지불할 만큼의 성능을 지녔다고 할 수 있을까.
가격과 성능의 관계에서 국내 유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GV70이 높은 가격대에 필적하는 성능을 지녔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사진=유동근 기자)
결론적으로 퍼포먼스 측면에서 GV70은 독일 3사로 대표되는 수입-프리미엄 SUV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성능’의 공식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
GV70은 화려한 외관 디자인 못지 않게 매우 ‘잘 달리는’ 자동차였다. 시승 초반 시내구간에서 승차감은 부드러우며 경쾌한 가속의 느낌을 준다. 차체의 진동과 소음 또한 잘 억제돼 있고, 오히려 속력을 내면 다이내믹한 느낌이 들도록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이 디자인돼 있다.
부드러운 면모는 조금만 가속을 전개하거나 굽은 길 등 험로를 만나면 여지없이 터프한 느낌으로 돌변한다.
(사진=유동근 기자)
V6(6기통) 엔진의 힘은 직진 급발진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엔진의 출력과 8단 자동변속기의 능력이 결합된 GV70의 가속력은 제로백(0~100km 가속시간) 기준 5초대를 기록했다. 최고속력은 200km/h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드러웠던 하체도 고속주행에서 단단한 세팅으로 변화된다. 노면을 읽고 전자적으로 댐핑을 조절하는 가변식 서스펜션이 장착돼 있다.
시승한 차량은 3.5 모델 중 스포츠패키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옵션이 결합된 7350만원짜리 트림이었다. 색상은 시그니처인 마우나 레드라는 메탈릭 컬러였는데, 매트컬러를 선택하면 70만원이 추가된다.
전자식 LSD와 스포츠-플러스 모드(변속기의 스포츠 프로그램)가 추가된 스포츠 패키지를 구매할 경우 다시 300만원이 추가되는 구조다.
하지만 스포츠 패키지가 아닌 일반적인 3.5 모델도 힘은 차고 넘친다. 8000만원에 육박하는 최고옵션은 한계 주행이 필요한 아주 극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트림이다.
(사진=유동근 기자)
언뜻 모델과 트림 구성이 복잡해 보이지만, 구매 요령은 오히려 단순할 수 있다. 퍼포먼스를 추구한다면 3.5 모델을, 컴포트한 패밀리 SUV가 필요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한다면 2.5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된 2.5 모델도 최대출력이 300마력에 달한다. 6000만원 이하 옵션을 선택할 경우 비슷한 가격대의 독일 3사 중형-SUV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
평소 주행거리가 길고, 연비를 생각한다면 아직 2.2리터 디젤 트림의 효용성이 끝나지 않았다. 3.5 모델의 경우 공인연비는 리터당 8km(복합)로 책정돼 있지만,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다 보면 달성하기 힘든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