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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론' 파장에 여권도 야권도 술렁…이낙연은 왜 지금 꺼냈을까



국회/정당

    '사면론' 파장에 여권도 야권도 술렁…이낙연은 왜 지금 꺼냈을까

    민주 지도부 진화에도 정치권 안팎서 논쟁 더 커져
    與 내서도 "이낙연 퇴진" vs "이낙연 지지" 양분
    文대통령에 부담줬다는 비판 있지만 여권 이슈로 선점했다는 평가도
    선수 뺏긴 보수야권, 일제히 비난 나섰지만 속내는 분분
    친이·친박 등 野일각서 "정치보복 재판" 발언까지 나오자
    '이명박·박근혜 대국민사과'한 김종인측 '난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당사자의 반성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이낙연 대표의 '사면론'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려 했지만 새해 첫 월요일인 4일 논란이 재점화됐다.

    민주당 내에서는 사면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고, 야권에서는 적반하장이라며 여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찬반 양분 격랑 휩싸인 與

    전날 당 최고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사태를 일단락지은 이낙연 대표는 사면과 관련한 공식적인 발언을 중단했다.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추가로 할 얘기가 없다. 어제로 다 되지 않았느냐"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런 이 대표의 자제 움직임과 정반대로 여당 내 논란은 일파만파다.

    상황을 정리했다던 지도부 내에서는 양향자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검찰총장 탄핵,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과 같은 중대한 사안은 더더욱 국민 상식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국민께서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논의가 무르익었을 때 가능한 일들이다. 정치권에서만 이야기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같은 시각 최고위 회의를 생중계하던 민주당 유튜브채널 '씀'의 실시간 댓글 창에는 "이낙연 사퇴하라"와 "이낙연 대표님 지지합니다", 정반대 내용의 댓글들로 도배가 됐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민주당 의원들도 생각이 나뉘었다.

    5선의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것은 민주당에 상당히 불리한 의제라고 생각한다"며 "선거라는 것은 지지층을 일단 결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사면론에 대해서 당원들의 반발이 아주 상당하다. 집토끼가 달아나게 생겼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또 다른 5선 의원인 민주당 설훈 의원은 "정쟁을 중당하자는 입장에서는 사과하고의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정쟁을 중단하고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주장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당원들이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격앙돼 있는데 꼭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다. 좀 '쿨다운'(cool down)해서 이 상황을 냉정하게 보자"고 사면론을 좀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새해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까지 들썩거리게 한 사면론…"사면이 장난인가"

    보수 야권은 일제히 민주당의 사면론 제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비난의 근거는 각기 달랐다.

    지난달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중도 표심잡기에 올인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면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이 대표가 사면을 언급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미 자신이 한 차례 두 명의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를 하며 매듭지었던 문제가 다시 논란거리가 되는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이 이러고 저러고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라며 "이번에 이 대표가 무슨 의도 하에서 연초에 그런 얘길 했는지 모르지만 개인적 생각으론 사전에 (이 대표와 문 대통령이) 그런 문제에 대해 교감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반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판결 자체가 과하다고 보는 인사들은 민주당의 이러한 논의 자체가 모욕적이라며 격분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자신들이 집권하고 있다고 사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든지 장난을 쳐서는 안 된다"며 "두 분 다 억울한 점이 있다는 사건에서 사과나 반성을 요구하는 것은 사면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과, 반성이라는 것도 웃기는 것이다. 이 사건은 정치 재판"이라며 "결국 정치보복이라는 이슈인데 이것을 가지고 사과를 하고 반성을 하라면 세상에 얼마나 모욕적인 발언이냐"고 비난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사면론을 민주당이 선거용으로 내놓은 전략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안 대표는 "선거를 목적으로 하는 사면은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통합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며 "국민 통합이라면 단순한 사면을 넘어서 직접 정치에서도 여러 가지 협력이라든지 다른 부분에서 협력하는 부분, 그리고 국민 통합을 위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도록 제대로 시행에 나서야 바람직할 것"이라고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윤창원 기자

     

    ◇왜 하필 지금인가…이슈 선점? 야권 분열?

    이 대표가 사면론을 왜 정초부터 언급했는지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 후 나온 발언인 만큼 문 대통령과 모종의 교감을 이룬 후 본인이 총대를 멨다는 분석과, 국가적 위기 앞에 우선 국민적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말 그대로 충정에 의한 독자적인 움직임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모두 나오고 있다.

    대개는 야권에서 먼저 목소리를 높일 이슈이자 대통령의 언급에 의해 논의가 시작될 사안이지만 새해부터 바로 국면에 돌입한 보궐선거를 위해 나섰다는 해석 또한 제기되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대법원 재상고심 판결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먼저 사면 건의를 발언함으로써 사면 이슈를 이 대표가 선점했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적다.

    판결이 나오게 되면 자연스럽게 보수야권에서 사면과 관련한 언급을 시작하게 될 텐데 이를 먼저 여권의 이슈로 전환한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침해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사면 이슈에 대응하기 편하게 먼저 운을 띄워놨다는 긍정 평가 또한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사면을 언급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당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지만 결국 불편해 진 것은 국민의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며 대국민사과까지 마친 김 비대위원장 중심의 이른바 혁신 세력과, 두 전직 대통령이 현 여권의 보복적인 판결의 피해자라고 보는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세력 간의 갈등이 아직 국민의힘 내에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기현 의원처럼 "14일이 재판인데 (사면을) 미리 얘기한다. 이 사건은 정치보복 재판"이라는 재판 불복성 목소리가 다시 당내에서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런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진다면 김 비대위원장 측으로서는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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