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 읍압병동 외경. KAIST 제공
코로나19 중증 환자 증가에 따른 음압병상 부족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이동형 음압병동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로 부품을 조합해 음압병상이나 선별진료소 등으로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제작까지 14일, 이송이나 설치 또한 통상적으로 5일 안에 가능하다.
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이 지난해 7월부터 연구해온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 이하 MCM)'을 개발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이 개발한 MCM은 약 450㎡(136평) 규모로 이뤄졌다. 가로 15m x 세로 30m 크기로 음압 시설을 갖춘 중환자 케어용 전실과 음압병실 4개, 간호스테이션 및 탈의실,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 의료진실이 들어서 있다.
안전한 음압 환경을 형성하는 독자적인 기기인 '음압 프레임'을 설계한 연구팀은 이를 '에어 텐트'와 연결하는 모듈형 구조에 접목했다. 최소한의 구조로 안정적인 음압병실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로 음압 프레임이 양방향으로 압력을 조절해 두 에어 텐트 공간(예: 전실과 병실)을 효과적으로 음압화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텐트에 '기능 패널'을 조합해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 설비나 기본 병실 집기를 구축할 수 있고 모듈 조합을 통해 음압병동 및 선별진료소, 음압화 중환자 병상, 음압화 일반병실 등 목적에 맞는 의료 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병실 모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4일 정도로 이송이나 설치 또한 통상적으로 5일 안에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음압병실 내부. KAIST 제공
전실과 병실로 구성된 MCM의 기본 유닛은 모듈 재료가 현장에 준비된 상태에서 15분 이내 설치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밖에 기존 조립식 병동으로 증축할 경우와 비교할 때 약 8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또 감염병 사태 이후 보관이 어려운 기존 조립식 병동과는 다르게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인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군수품처럼 비축해놨다가 감염병이 유행할 때 빠르게 도입해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힌다. 모듈화된 패키지는 항공 운송도 가능해 병동 전체의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 4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동을 설치한 후 의료진과 일반인으로 구성한 모의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과 환자 일상 등 치료 전 과정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에 들어갔다. 시뮬레이션 작업은 이번 달 15일까지 이어진다.
MCM 패스박스 글러브패널. KAIST 제공
KAIST는 시뮬레이션 기간 중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성·안정성·만족도 등을 임상 검증한 후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 중환자용 음압병상 부족난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연구 총괄을 맡은 남택진 교수는 "MCM은 병동 증축을 최소화하며 주기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에 필수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