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에서 만난 최종건(왼쪽) 외교부 1차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차관. 연합뉴스
한국과 이란 외교당국이 10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 선원과 이란의 한국 내 동결자금에 관해 교섭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종건 1차관과 이란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전날 오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회담했다.
이 자리에선 얼마 전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선박 나포 6일만에 고위급 교섭이 이뤄졌지만, 눈에 띄는 진전은 없었다.
일단 최 차관은 한국 선원들의 신속한 억류 해제를 최우선으로 협상하면서 그들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이란 측이 주장하는 한국 선박의 환경오염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 증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이란은 일단 자료 제출 요구에는 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 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락치 차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70억달러 자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아락치 차관은 "한국의 행동은 미국의 몸값 요구에 굴복한 것일 뿐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라며 "이란과 한국의 양자 관계 증진은 이 문제(자금 동결)가 해결된 뒤에야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이란과 관계에서 최우선 사안(동결 자금 해제)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방법을 찾는 데 진지하게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한국 측은 선박과 선원의 조속한 억류 해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교섭에 나선 반면, 이란 측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자금 문제에 집중한 셈이다.
이란 언론들에 따르면 한국 정부 대표단은 11일 이란중앙은행 총재를 만나 동결자금 해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