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연합뉴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76조4천억원에 이른다. 지난 한해에만 107조4천억원이 증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업 경영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실적 회복이 지연되면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돈을 벌어 이자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기업들의 경영사정이 악화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한계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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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한계기업수는 기업의 40%에 육박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지난해 74만1408개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은 36.6%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는 우리나라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한은은 지난해 기업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확대했다. 한은의 금융 지원으로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도 낮아졌다.
또 저신용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
한국은행. 연합뉴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관련해 "한계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시적으로 자금조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돕는 데에 주안점이 있고, 이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한국은행의 금융지원조치 외에 다른 정부의 지원조치가 장기화되면 한계기업을 더 연명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행은 한시적으로 운용한 여러 지원조치의 만기가 도래하면 계속 지원할 경우의 효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같이 살펴보면서 종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윤창원 기자
이 총재는 다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원을 성급하게 거둬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부실과 관련해 그동안 구조조정 보다는 금융지원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앞으로 수출‧소비‧고용 등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 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기업구조조정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은행권의 부실기업 처리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