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장 작업 수용자의 안전과 청결을 최우선우로 하며 수용자들에게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제공한다고 소개한 서울남부구치소 취사장(왼쪽)·2021년 1월 식단표(오른쪽). 법무부 교정본부 홈페이지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양모 장모씨가 서울 구로구 소재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가운데 해당 구치소의 식단표가 온라인상에 공개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과분한 식단"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공개된 남부구치소의 '2021년 1월 주간 식단표'를 보면 수감자들은 지난 23일 아침식사로 식빵, 잼, 치즈, 우유, 바나나, 양배추콘샐러드를 제공받았다.
점심으로는 햄모듬찌개, 연두부, 오복지무침, 배추김치를 먹고 저녁에는 버섯매운국, 쇠고기장조림, 김자반볶음, 배추김치를 배식받았다.
24일 아침식사로는 쇠고기미역국, 무말랭이무침, 콩조림, 배추김치가 제공됐다. 이날 점심으로는 만두순두부국이 나갔다. 저녁에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요구르트 등이 배식됐다. 오는 26일에는 '분식데이'로 떡볶이와 어묵국, 순대가 제공될 예정이다.
서울남부구치소의 수감자 1인당 급양비(주식비,부식비,연료비)는 1일 4616원이며 한 달 기준 13만 8480원이다. 한 끼에 1540원꼴이 되는 셈이다.
수용거실. 법무부 교정본부 홈페이지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수용자가 구치소, 교도소 등 교정 시설에 입소하면 건강 유지에 필요한 의류, 침구, 그밖의 생활용품을 지급하고 있다. 건강 상태, 나이, 부과된 작업의 종류, 그 밖의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건강 및 체력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음식물을 지급하고 있다.
또 법무부장관 소속 하에 중앙급식관리위원회, 각 교정기관에 지방급식관리위원회를 두고 영양과 조리에 관해 위원회 자문을 받는 등 수용자 급식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급식 기준으로는 수용자의 주·부식은 1일 3회 쌀을 급식하며, 작업시간을 3시간 이상 연장하는 경우에는 주·부식 또는 대용식을 지급할 수 있다. 주·부식 급여 열량은 1명당 1일 2500㎉를 기준으로 하며, 국경일이나 그밖에 이에 준하는 날에는 특별한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서울 남부구치소는 타 구치소에 비교해 최신식 시설을 갖춘 곳으로도 알려졌다. 감방 내부도 깔끔한 원룸을 연상시켜 수감자들 사이에서 '구치소계 호텔'로 불린다.
지난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담벼락에 정인양을 추모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취지가 담긴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박종민 기자
이에 누리꾼들은 "정인이 죽기 전날 우유 한 모금도 제대로 못 삼켰는데 식단이 과하다", "콩밥만 먹는거 아니었나?", "정인이랑 똑같이 먹게 해줘라" 등의 날선 반응을 보였다.
장씨는 입양한 딸 정인양에게 지난해 6~10월 상습적으로 폭행과 학대를 일삼은 건 물론, 급기야 같은해 정인양의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줘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정인양을 집이나 자동차 안에 홀로 방치하거나, 정인양이 탄 유모차를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치도록 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