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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펜트' 진지희 '잘 자란 아역'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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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펜트' 진지희 '잘 자란 아역' 그 이후

    '하이킥' 정해리→'펜트하우스' 유제니로 '폭풍 성장'
    "유제니 악행 저지르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해석"
    "김순옥 작가님과는 두 번째 만남, 캐릭터 매력 극대화 필력 존경"
    "스무살에 고비 왔지만…이제는 연기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

    배우 진지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 때 진지희의 트레이드 마크가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 정해리인 시절도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어리지만 야무졌던 진지희의 연기는 발전을 거듭해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 이르렀다.

    진지희는 '펜트하우스'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유제니 역을 맡아 강마리 역 신은경과 모녀 호흡을 맞췄다. 그야말로 베테랑과 베테랑의 만남이었다. 돈 없고, '빽' 없는 아이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는 유제니는 후반부로 갈수록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변했다.

    진지희가 김순옥 작가와 함께 한 작품은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비록 소재나 수위, 묘사 부분에서 '막장'이라 비판 받을지라도 김순옥 작가의 필력은 배우들에게 일종의 '넘치는 기회'다. 캐릭터에 입체성을 입히고 기억에 남도록 해주는 작업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힘든 배로나의 식사를 챙겨주는 유제니는 겉으론 차가워도 속은 따뜻한 '빵꾸똥꾸' 정해리와 닮아 있기도 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성장한 진지희의 연기력이 자칫 잘못하면 악행으로만 남을 수 있었던 유제니를 개연성 있게 살려냈다.

    다음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된 진지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 '펜트하우스' 유제니 캐릭터와 함께 한 시간을 돌아보자면

    - 이 작품에 유제니 캐릭터로 참여하게 돼 큰 영광이다. 처음 유제니를 만났을 때 제니도 다른 헤라팰리스 아이들처럼 악행을 저지르는 아이지만, 밉지 않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제니는 마음도 따뜻하고 정도 많고 엄마한테 사랑받은 아이이고, 단순한 면모도 있다. 물론 배로나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유제니 캐릭터를 보여드리기 위해 체중을 증량, 감량해가며 노력했다.

    ▷ 지금까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엄마들을 만났다. 배우 신은경과의 모녀 호흡은 어땠나

    - 신은경 선배님은 굉장히 따스하게, 저를 보면 '어머 제니 잘 지냈어'하며 반갑게 맞아 주셨다. 연기할 때도 리허설에서 제가 어떻게 하는지 보시면서 더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도록 제 의견을 들어주셨다. 또 어떻게 하면 더 귀여울지, 재밌을지 조언도 해주셔서 많이 배웠다. 촬영하면서 계단에서 뛰어내려가다 발을 삐끗한 적 있었는데 그 얘기 들으시고 '많이 안 다쳤냐, 병원 꼭 가보라'고 해주셔서 감동받았다.

    배우 진지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김순옥 작가의 복귀작이라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실제 한 번 작업해보니 어땠나. 김순옥 작가의 세계관 속에서 어떤 모습과 생각으로 존재하려 했느지도 궁금하다

    - 이번이 김순옥 작가님과 함께하는 두 번째 작품인데, 이전에는 '언니가 살아있다'였다. 작가님 대본은 반전의 반전이 다양하게 있고, 정말 버리는 캐릭터들이 없다. 작가님께서는 항상 어떻게든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로 끌어 올려주시는 필력이 있으시기에 저도 대본 읽을 때 마다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작가님을 정말 존경하고, 작가님의 대본을 사랑하는 부분이다.

    작가님 세계관은 굉장히 화려하고, 상상하려해도 그 이상의 것들이 담겨져 있다.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에 '어? 갑자기?' 하실 수 있지만, 저는 그 안에서 최대한 제니 캐릭터에 가깝고, 드라마 전개에 맞게끔 진실성과 모두가 실감나는 상황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한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그렇게 해주신 것 같아 더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

    ▷ 시즌2에 대한 궁금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드라마가 잘됐다는 방증이기도 한데, 주위 반응은 어땠나

    - 제가 잠시 몸이 좋지 않아 약국에 간 적 있는데 다음 스토리를 물어보시는 분도 계셨고, 주위 지인들도 많이 물어봤다. 스포(일러)나 결말 얘기 못하게 이미 사인까지 했다, 절대 말 할 수 없다고 했었다. 사람들이 다음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고 간절해하는 반응이 재밌었다. 말은 할 수 없어 입은 간지러웠지만, 매회 끝날 때마다 지인들에게 연락 많이 받았다.

    배우 진지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터라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오랜만에 교복을 입었는데 실제 고등학교 시절은 어땠는지

    - 첫 대본에서 봉고차 장면을 보고는 놀랐다. (주동민) 감독님은 악랄한 게 아닌, 순수하고 아무것도 몰라서 하는 행동이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야 이 장면이 잔인하지 않게 담길 수 있다고…. 최대한 잔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분석도 많이 했고, 아이들 간 호흡도 중요해 현장에서 배우들끼리 이야기도 많이 했다. 교복은 오랜만에 입다보니 처음에는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아 설렜다. 저는 제니처럼 학교에 사복 입고 다니지 않은 것, 절대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은 것에서 많이 다른 학창시절을 보낸 것 같다.

    ▷등장 인물들 안에는 각자 욕망이 있는데, 인간의 그릇된 욕망이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지

    - 사실 이런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인 것 같다.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가고, 돈을 더 잘 벌고 싶고 등등. 일반인들은 절제를 하며 살지만, 이 헤라팰리스 안에서는 표출을 하니까 욕망과 올바른 삶의 방향성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펜트하우스 식구들은 욕망을 표출하고 이뤄내는 것 자체를 올바른 방향성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제니 또한 욕심이 많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지만, 이상하게 상 받으려고 노력하고 질투도 하고…. 아쉬운 건 실력이 안돼서 1등 자리에 올라가지 못하는 건데 어떻게든 욕망을 이루려고 하는 모습이 펜트하우스 안에 있는 사람들과 공통점인 것 같다.

    ▷ 실제로 헤라팰리스에 입성할 기회가 있다면 실제 본인이 이루고 싶은 성공이나 욕망은 무엇일까

    - 촬영장 갔을 때 세트장이 화려하고 멋져서 놀랐었다. 이런 곳에서 살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저희 배우들끼리 얘기한 적 있다. 헤라팰리스 사람들이 착하다는 전제하에서는 살아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웃음) 성공에 대한 욕망보다는 꿈이 있는데, 제가 원하는 목표가 있으면 어떻게든 이루려고 한다. 위기도 있고 흔들릴 때도 있지만, 이뤄내려는 의지는 강한 것 같다. 특히 연기에서는.

    배우 진지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펜트하우스'가 앞으로의 방향성에 영향을 끼친 게 있나.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 성인이 됐기에 사실 저도 고민이 많았다. 아역을 넘어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저에 대한 의심과 걱정도 했었고, 흔들리기도 했었다. 그래도 꾸준히 마음을 다잡았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다양한 꿈을 꾸고 나아가는데 큰 버팀목이 됐다. 더 긍정적으로 제 삶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작품에 임하면서 느낀 점도 많았다. 더 열심히 연기하고 더 많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공부하고, 흔들리지 않는 내가 될 것을 스스로 다짐한 시간이었다.

    ▷ 아역 배우에서 이제 성인이 됐다. 데뷔 18년 차인데 날마다 좋기는 어렵고, 중간에 고비가 온 적도 있었을 것 같다. 다른 길을 꿈꿀 수도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어쨌든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고비의 순간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 고비는 스무살에 살짝 왔었다. 다른 길을 고민하기도 했는데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희열이 안 나오더라. 보여 드리고 싶은 연기는 많은데, 그런 상황이 되지 못했다. 캐릭터 적으로 한계가 있는 거 같아서 어떻게 하면 색다른 내 안에 있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게 왜 안되지 싶었는데, 2020년에는 '모단걸'도 하고 '펜트하우스'도 하면서 바쁜 2020년을 보냈더라. 두 작품 속에서 상반되는 캐릭터를 하다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연기 아니면 안되겠다는 걸 느껴서 스스로 깨달음이 고비를 넘기는데 도움이 된 거 같다. 주위에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지금은 예전의 긍정적인 지희로, 미래와 앞을 생각하며 살고 있다.

    ▷ 잘 자란 아역의 대표격으로 꼽히는데, 앞으로 갖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 잘 자란 아역이라고 해주실 때마다 몸 둘 바를 모르게 감사하다. 잘 자랐다는 말씀에 부합할 수 있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거 같다. 이렇게 나를 기대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쉬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전하는 배우, 열정 갖고 열심히, 시청자 분들과 공감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제 연기를 보고 힐링 받거나, 악역이라 스트레스를 풀 수 있거나, 캐릭터 감정을 공유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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