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야외 썰매장. 유선희 기자
구조물 설치 전과 후에 모두 뭇매의 대상이 된 강원 속초시 썰매장이 결국 철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속초 시설관리공단이 정상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속초시 시설관리공단은 "강풍에 취약한 일부 시설(몽골텐트, 현수막)이 훼손돼 임시 해체한 것으로, 전격적인 철거가 아니"라며 "향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하면 어린이를 위한 야외 썰매장을 정상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단 측 관계자는 "썰매장 운영 계약이 최대 이달 말까지로 돼 있는 만큼 업체와도 예산이 더 들어가지 않고 연장 운영하는 방향으로 부탁해 협의가 거의 이뤄졌다"며 "이사장 방침에 따르면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오는 4월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철거 계획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을 시의원에게 성급하게 이야기했다"면서 "공단 직원이 집행부 지시에 따라 철거 진행을 이야기한 부분은 '잘못 알았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공단의 해명에도 비판은 여전하다. 당장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제외하더라도 봄철 강풍은 반복될 전망이다. 강풍 소식이 있을 때마다 시설물을 임시 해체했다 다시 설치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예산 낭비는 물론 안전상 문제가 제기된다.
속초시의회 강정호 의원은 "결과적으로 눈썰매장 기능은 끝났고 사계절용으로 이용하겠다는 건데 이 또한 과연 실익이 있겠느냐"며 "무엇보다 속초지역은 3~4월 강풍이 많이 불고, 특히 썰매장이 설치된 엑스포 광장은 바람이 매우 강해 안전 문제가 가장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썰매장 운영에 대해서는 속초시와 시의회, 시설관리공단 모두 책임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 시민들에게 비판을 받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런 임기응변식 대응은 더 큰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속초 야외 썰매장은 코로나19로 감염 확산 우려 속 지난해 12월 초 엑스포 주제관 옆 공영주차장에 설치됐다. 구조물 설치에만 예산 3천여만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하면서 한 번도 문을 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미 지난해 12월 예산 심의를 하면서 썰매장 운영이 적절한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한 의원들은 "비슷한 예산 낭비 사례가 반복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썰매장을 정상 운영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추후 운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