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오세훈 당시 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V'자 손모양을 들며 환호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보고서 파일명 'v' 표기를 'VIP'(대통령의 약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3일 오세훈 전 시장 페이스북 댓글을 보면 "R1은 Republic of Korea의 약어" "PPT는 평양 프레지던트 따봉의 약자" "HWP는 한국 원자력 파워의 약어인가, 히든 원전 플랜의 약어인가" "브이로그(V-log)는 대통령 기록물을 말하는 것인가" 등의 약어 패러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패러디는 트위터에도 이어진다. 누리꾼들은 "로보트 태권V는 알고보니 태권대통령이라는 뜻", "MSG는 무상급식", "로마숫자 5는 V인데, 오(5)세훈이라는 큰 그림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오 전 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산업부)문건 제목의 'v'라는 이니셜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 창해왔다. 'v'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전날 산업부가 공개한 문건 제목이 '180616_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_v1.2'이라고 적힌 것을 두고 해당 문건이 청와대까지 보고됐다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해당 게시글을 올린 직후 'v는 버전(version)의 약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오 전 시장의 해당글에는 "문서를 아예 읽지 않으시나. 서울시장 할 때 뭘보고 업무를 보셨나", "평소에 실무와 굉장히 멀리 계신 것으로 알겠다" 등의 반응이 줄지어 나오며 댓글이 2300개 이상이 달렸다.
트위터 캡처
정치권에서도 오 전 시장의 글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논평을 통해 "오 전 시장의 말대로라면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기 위해 작성 중인 문건이 수억 건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도 SNS를 통해 "문서 작업 한 번도 안 해봤나. 오 전 시장이 마치 한 번도 문서 작업 같은 실무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아닌가 우려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또 서울시장 출마한 우상호 의원은 "V3는 안철수 후보가 대권 도전을 세 번 한다는 뜻인가"라고 꼬집었고, 강병원 의원은 총선 출마 당시 오 전 시장이 펴보인 손가락 '브이' 사진을 올리며 "큰 웃음 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 내가 보수를 몰락시켰다, 나는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미) 맞나"고 물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오 전 시장은 SNS에 "버전으로 보는 게 맞는다는 의견을 많이 받았다. 저의 입장에 혼란을 초래한 결과가 돼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