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 의혹이 인 대구 한 동물원의 낙타.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대구의 한 동물원이 장기간 동물을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가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3일 해당 동물원을 찾아 동물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한 최동학 대구·경북 야생동물연합회장(수의사)은 육안상으로 봤을 때 건강 상태가 모두 양호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대부분 운동 상태가 좋고 탈진 증상이 없었으며 모근도 건강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낙타의 경우 단백질을 섭취해야만 건강을 유지하기 때문에 학대를 의심한 주민과 비글구조네트워크가 먹인 채소 외에 동물원 관리자가 따로 단백질을 먹이며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대구시는 동물원 내부 환경이 열악한 사실은 현장 방문 결과 직접 체감했다면서, 종합적인 조사를 추가로 진행해 법령 위반 사실이 있다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동물원은 "만약 그들 주장대로 비싼 동물을 굶겨 죽였다면 우리에게 좋을 게 뭐냐"고 반박하고 있다.
계단에 방치돼있다가 쓰러진 대구 한 동물원의 염소.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아울러 수도관 동파로 원숭이가 사는 공간에 얼음이 어는 등 일부 문제가 있긴 했지만 긴급히 조치했다며 찰나의 사진이 '관리 부실'이라는 오명을 씌웠다고 주장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낙타의 경우에도 비전문가 시각에선 마르고 아파 보일 수 있지만 현재 털갈이 중이고 굳은살이 회복하는 정상적인 상태"라고 해명했다.
해당 동물원 측은 억측으로 인해 억울한 상황에 처했다고 호소하며 이날 중 비글구조네트워크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해당 동물원이 지난해 3월부터 동물들에게 물과 사료를 주지 않는 등 학대를 일삼아 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동안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한 주민이 틈틈히 동물들을 돌봤으며 그 과정에서 동물원 측이 직접 관리에 나선 장면을 목격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단체 역시 해당 동물원을 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