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LG-삼성의 KBL판 '할부' 트레이드, 후속 조치가 중요한 이유



농구

    LG-삼성의 KBL판 '할부' 트레이드, 후속 조치가 중요한 이유

    사진=KBL 제공.

     


    "더불어 팀 재건을 목표로 올시즌 종료 후 이번 2대2 트레이드와 연계해 삼성 구단과 추가적인 방안도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농구 창원 LG는 4일 오후 서울 삼성과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한다고 공식 발표한 뒤 보도자료 마지막 줄에 위와 같이 적었다.

    LG는 정상급 슈팅가드 이관희와 외국인선수 케네디 믹스를 영입하는 조건으로 올스타 포인트가드 김시래와 테리코 화이트를 삼성으로 보내기로 했다.

    LG가 공식 발표 내용에 '후속 트레이드'를 언급한 이유는 이번에 발표된 트레이드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주위 평가 때문이다.

    김시래는 이번 시즌 평균 12.1득점, 5.7어시스트(리그 3위)를 기록 중인 정상급 포인트가드다. 2대2 공격 전개와 속공 능력이 탁월한 가드로 이상민 감독의 삼성이 예전부터 보유하고 싶었던 유형의 야전사령관이다.

    LG는 반대급부로 슈팅가드 이관희를 영입했다. 이관희는 이번 시즌 평균 11.0득점, 3.5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수비 공헌도 역시 높은 선수다.

    LG는 "팀의 분위기 쇄신과 함께 앞선 가드진의 신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이관희를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이관희는 아시아컵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상급 포인트가드의 희소성, 가드 보강이 필요한 삼성의 절박함 등을 감안하면 LG는 협상을 더 잘했어야 한다.

    게다가 이관희는 2020-2021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나란히 유니폼을 바꿔입은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을 비교하면 균형은 더욱 흔들린다.

    LG가 이관희와 함께 영입한 믹스는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선수 가운데 실력이 가장 떨어지는 축에 속한다. 경기당 15분씩 출전해 6.8득점, 6.0리바운드에 그쳤다.

    믹스가 LG 전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LG는 현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캐디 라렌이 복귀할 때 믹스를 교체 대상으로 삼을 것이 유력하다.

    반면, 삼성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기여도가 높지 않았던 믹스 대신 차선책을 구할 수 있었다.

    화이트는 신장 192cm의 포워드로 이번 시즌 도중 합류해 평균 14분동안 11.2득점, 2.9리바운드, 야투율 36.3%를 올렸다.

    화이트가 2016-2017시즌과 2017-2028시즌 서울 SK에서 보여준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득점력만큼은 KBL 무대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선수다. 또 화이트가 지금처럼만 뛰어도 믹스보다는 팀 공헌도가 높을 것이다.

    이처럼 이번 트레이드는 균형의 추가 한쪽으로 많이 기운다. 게다가 이번 시즌은 트레이드 없이 현 멤버로 팀을 만들어가겠다는 조성원 감독의 다짐도 깨졌다.

    LG가 보도자료에 언급한 후속 딜 없이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는 트레이드다.

    LG와 삼성은 추가 트레이드에 대해 이미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구단은 차기 시즌 전력 구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6월이 되기 전까지는 후속 조치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두 팀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서로가 '불편한 동거'를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 시즌 막바지 6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은 당장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팀 전력 재건에 중점을 두고 있는 LG는 느긋한 입장이었을 것이다.

    KBL에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012-2013시즌 LG로부터 정상급 빅맨 로드 벤슨을 영입하면서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커티스 위더스와 향후 1라운드 지명권 한장을 보내기로 했다.

    우승 도전을 위한 승부수였는데 그 이면에는 지명권 양도가 아닌 모비스 소속 유망주의 LG 이적이 깔려 있었다. 그 선수는 다름 아닌 김시래였다.

    우승 혹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윈 나우(win now)' 성격의 구단이 리빌딩을 우선으로 하는 구단에 미래 가치를 내주고 즉시전력감을 데려오는 사례는 프로스포츠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프로농구처럼 합의된 딜 내용을 시즌 도중과 이후로 나눠 2차에 걸쳐 실행하는 트레이드 '할부' 방식은 타 리그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는 자칫 하면 특정팀 밀어주기로 해석되거나 악용될 여지도 있다.

    따라서 최종안이 공개됐을 때 LG가 팬들을 충분히 납득시킬만한 이득을 취해야 이번 트레이드는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니폼을 바꿔입은 김시래와 이관희는 오는 6일 창원에서 서로 친정팀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친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