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경민 기자
'코로나 불황'과 '비대면'을 타고 인터넷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물품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20대 정모씨 역시 이 같은 사람들을 노렸다.
정씨가 판매한다고 인터넷에 올린 품목은 신발부터 가방, 의류, 아기용품, 청소기·믹서기·밥솥과 같은 가전제품, 화장품, 상품권에 이르기까지 다루지 않는 것이 없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저렴하게 나오자,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졌고 정씨는 택배 거래를 요구했다.
하지만 실제 물품을 보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정씨는 허위 판매글을 올릴 뿐만 아니라 특정 물품을 구한다는 A씨의 게시물을 보고는 문자메시지로 먼저 연락해,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속이고 돈을 챙기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된 지난해, 약 석 달 새 발생한 피해자가 80명이 넘었다.
중고 거래 카페와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맘카페와 회원 수가 많은 여러 인터넷 카페 등지에서 피해 사례가 나왔다. 정씨는 매매대금을 받아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이 같은 인터넷 사기 건수는 7000건이 넘는다(올해 1월 28일 기준 통계). 이는 전년 대비 2700여 건이 늘어난 것이다.
대전에서도 2019년보다 1400여 건 많은 5809건의 인터넷 사기가 지난해 신고됐다.
지난해 외부 활동이 줄어든 영향 등으로 강력범죄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재산범죄만큼은 늘어났고 특히 사이버 사기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류근실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상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인터넷 사기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경기 불황과 맞물려 가급적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심리를 사기범들이 역이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 대장은 "뿐만 아니라 비대면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사기 사례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자녀나 지인을 가장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돈을 달라고 하거나 휴대폰이 고장났다며 원격 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해 금원을 인출해가는 메신저 피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상에서 중고 거래를 하는 경우 불편하더라도 안전결제 시스템을 반드시 이용하고, 메신저 피싱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전화로 먼저 확인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