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고용 상황이 1998년 외환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데이터 등을 활용해 지난해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취업자 및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실업자 수 증가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대비 17만 4천 명 줄어 감소 폭이 1998년(35만 4천 명)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지난해 취업자 수도 전년 대비 21만 8천 명 줄었다. 1998년 127만 6천 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다. 반면 지난해 실업자 수는 110만 8천 명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49만 명, 1999년 137만 4천 명에 이어 많았다. 실업률도 4.0%로 2001년(4.0%) 이후 최고였다.
장기는 증가하고, 단기는 감소하는 등. 일자리 질도 악화했다. 주당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2011만 2천 명으로, 전년 대비 120만 3천 명 줄었다. 1998년(165만 명) 대비 두 번째 감소 폭이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95만 6천 명으로, 55만 4천 명 증가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16만 5천 명 감소해 1998년(24만 7천 명)에 이어 크게 줄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9만 명 증가했다.
연령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60세 이상만 전년 대비 37만 5천 명 증가했다. 연령별 취업자는 2004년 이후 4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50대 취업자(635만 6천 명)가 40대 취업자(634만 6천 명)를 앞질렀다. 60세 이상 취업자(507만 6천 명)는 청년 취업자(376만 3천 명)를 큰 폭으로 추월했다.
교육 정도별로 일자리를 비교하니 고졸 일자리가 가장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대졸 이상은 전년 대비 1천 명 줄고, 중졸은 7천 명 늘었지만, 고졸은 3만2천 명이나 급증해 전체 실업자 증가의 70%를 차지했다. 지난해 고용률도 대졸 이상과 중졸은 전년 대비 각각 0.7%포인트, 0.4%포인트 감소에 그쳤지만, 고졸은 1.9%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 3천 명으로 전년 대비 45만 5천 명이 늘어 2009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중 '그냥 쉬었음' 인구는 237만 4천 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였다. 구직단념자도 60만 5천 명으로 역대 최대로 많았다. 특히 20대의 비경제활동인구는 7.5% 늘어 전체 평균(2.8%)을 크게 웃돌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공공부문 일자리보단 규제 완화, 경영환경 개선 등 민간경제 활력 제고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