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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모트리 26득점 데뷔…KBL 무대 장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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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물' 모트리 26득점 데뷔…KBL 무대 장악할 수 있을까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조나단 모틀리. 사진=KBL 제공.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외국인 선수 조나단 모트리는 인천 전자랜드가 간절히 바라는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조나단 모트리는 26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홈 경기에서 KBL 데뷔전을 치렀다.

    전자랜드는 국가대표 휴식기 동안 외국인선수 2명을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그 중 모트리의 화려한 프로필이 농구 팬의 관심을 끌었다.

    ▲ '칼 말론 어워드' 수상 경력에 'NBA물'까지 먹었다

    모트리는 베일러 대학 시절이었던 2017년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남자농구 1부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에게 주어지는 '칼 말론 어워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칼 말론 어워드'는 몬트레즐 해럴(LA 레이커스), 디안드레 에이튼(피닉스 선즈), 자이언 윌리엄슨(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오비 토핀(뉴욕 닉스) 등 현 NBA 정상급 빅맨들이 받았던 상이기도 하다.

    2017-201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시즌 동안은 NBA 무대도 밟았다. 댈러스 매버릭스와 LA 클리퍼스에서 뛰었다. 기록은 화려하지 않지만 최근까지 NBA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그 실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자가격리 이후 팀 훈련에 참가한 동안 농구계에 모트리에 관한 소문이 무성했다. 농구를 엄청 잘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날 상대팀인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에게 "(공) 잡으면 한 골이라며?"라는 질문을 건넸을 정도다.

    ▲ 뜨거운 관심 속에 마침내 KBL 데뷔

    모트리의 출발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모트리는 KBL 데뷔전에서 약 27분 동안 출전해 26득점 8리바운드 2스틸 2블록슛에 야투 성공률 54%를 기록했다. 3점슛은 1개도 시도하지 않았고 자유투도 없었다. 24득점 모두 페인트존에서 나온 점수였다.

    오리온은 모트리를 경계해 강한 압박수비를 준비했다. 골밑에서 쉽게 1대1을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수비를 시도했다.

    모트리는 경기 초반 오리온의 수비에 고전했다.

    하지만 동료들의 공간 창출 도움을 받아 넓은 지역에서 1대1 공격을 펼칠 기회를 잡았을 때는 꽤 괜찮은 득점력을 자랑했다. 몸을 부딪히며 골밑으로 들어가 마무리를 하는 감각이 좋았다.

    다만 소문처럼 스텝을 비롯한 기술과 스피드로 상대를 완전히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실전을 치른 탓인지 몸이 다소 무거웠을 수 있다.

    시즌 초반을 돌아보면 자가격리 직후 경기에 나선 외국인선수 대부분이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또 모트리의 훈련 과정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그의 기동력과 긴 팔을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모트리는 혼전 지역에서도 동료들의 건네는 패스를 기막히게 받아내며 빠르게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인상적인 장면들이었다.

    수비 성공 이후 빠르게 공격 코트로 침투하는 능력도 괜찮아 보였다. 유도훈 감독은 속공과 얼리 오펜스가 팀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굳게 믿는 지도자다.

    ▲ '트리플 포스트' 맞서 4쿼터 추격전 이끌어

    오리온은 이날 4쿼터에 외국인 센터와 이승현, 이종현을 모두 기용하는 빅 라인업을 가동했다. 거기에 지역방어를 섞었다. 모트리가 쉽게 수비를 이해하고 공격을 할 수 없도록 변칙을 준비한 것이다.

    전자랜드는 한때 6점차로 벌어졌던 점수차를 4쿼터 막판 2점차로 좁혔는데 이 과정에서 모틀리가 눈부신 활약을 했다.

    화려한 턴 이후 덩크를 터뜨리는 등 페인트존에서 득점을 몰아치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모트리는 데뷔전에서 웃지 못했다. 오리온의 간판 이대성은 종료 38.3초 전 점수차를 5점으로 벌리는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렸다.

    오리온은 전자랜드를 79대74로 눌렀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 만약 모트리가 1대1 해결 능력을 전자랜드의 새로운 무기로 만들 수 있다면 팀은 시즌 내내 고민했던 약점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 뛰었던 에릭 탐슨은 평균 18분을 뛰어 7.9득점을 올렸다. 헨리 심스는 탐슨보다는 나았다. 경기당 22분 출전해 14.5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1대1 해결 능력은 다소 떨어졌다. 특히 승부처에서 믿고 맡길만한 스코어러는 결코 아니었다.

    모트리와 함께 영입된 데본 스캇은 공격보다는 수비와 궂은 일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보였다. 유도훈 감독도 "모트리가 1옵션"이라며 믿음을 심어줬다. 그의 득점력에 대한 기대는 그만큼 컸다.

    ▲ 이제 시작이지만…평정심은 합격점

    모트리의 데뷔전이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또 있었다.

    모트리는 경기 시작 직후 디드릭 로슨이 3점슛을 쏠 때 반칙을 범했다. 반칙이 아니라는 표정과 제스쳐를 보이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하지만 심판을 바라보지 않았다. 이내 평정심을 찾고 바로 옆에 있었던 유도훈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KBL의 판정 기준은 처음 해외 리그를 밟는 모트리에게 낯설 수 있다. 그래서 유도훈 감독은 "NBA에도 배드 콜(bad call)은 있다"며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이 나오더라도 바로 다음 플레이에 집중해주기를 희망했다.

    모트리는 슛 동작 과정에서 반칙이 아니냐는 의문을 종종 표출했지만 그렇다고 백코트를 소흘히 하거나 판정 항의에 많은 에너지를 쏟지는 않았다. 그때마다 유도훈 감독은 박수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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