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ㄴ
조건 좋은 사람이 아니라 만나봐서 좋은 사람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남녀관계에서 흔히 쓰는 말이다. 스타일? 영어로 유행, 몸매, 방식 등을 의미하는 이 말이 우리에게는 ''''좋아하는 이성유형'''', 즉 이상형을 나타내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내 스타일이란 어떤 이성일까? 아마 외모, 직업, 학벌, 이런 부분을 위주로 말들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 충족되는 사람을 결혼상대로 선택할 것이다.
물론 맞다. 남자로서 나는 더 예쁜 여자가, 더 많이 배운 여자가, 더 풍요롭게 자란 여자가 성격도 더 좋다고 생각한다. 조건이 더 좋은 사람이 더 많은 호감을 받기 때문이다.
주변에 소개를 부탁하거나 결혼정보회사에서 상대를 찾을 때 많은 경우 더 예쁜(멋진), 더 많이 배운, 더 풍요롭게 자란 상대를 얘기한다. 그럴 수 있다. 미혼 남녀는 결혼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직접 만나보고 느낌을 통해 이뤄지는 남녀만남의 속성을 잘 모른다. 그래서 조건을 얘기하고, 스타일을 따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대가 나를 좋아해준다거나 나와 잘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중요한 건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내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결혼해서 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서 기혼남녀 330명에게 ''''현재 배우자와 결혼 전 이상형이 일치하는가?''''라는 질문을 주고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3%가 ''''이상형과 결혼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내 스타일과 실제 결혼상대는 다르다는 것이다.
결혼은 조건이 더 좋은 사람이 아니라 너무 과하지도, 처지지도 않는, 내가 살아온 환경에 알맞은 편안한 상대와 해야 한다. 만나기도 전에 조건을 설정하고, 따질 것이 아니라 만나봐서 느낌이 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 사람이 바로 내 스타일이고, 내 결혼상대이다.
중요한 부분 70%만 보고 나머지는 만나서 판단하라
남녀 만남은 느낌이 교제와 결혼을 좌우한다. 느낌이란 건 만나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에는 단체미팅이란 행사가 있다. 1:1 만남이 아니라 성비를 맞춰 띰을 짜서 만남을 갖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상대의 프로필을 잘 모르고 만난다.
[BestNocut_R]대개 단체미팅에서 20명을 만나면 5명 정도 호감을 갖는데, 이 사람들은 평소 자신이 원했던 스타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조건을 따졌다면 안만났을 사람들인데, 그냥 만났을 때 느낌이 좋았다는 건 남녀만남은 직접 만나봐야 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내 스타일이란 것도 결국은 많은 만남을 통해 구체화된다. 만남을 계속 가지면서 막연하고, 피상적인 이성상의 틀을 깨게 되고, 어울리는 유형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해진다. 그러면서 어울리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점점 높아지게 된다. 흔히 ''''연애 잘하는 사람이 결혼도 잘한다''''는 말을 하는데, 일리 있는 말이다. 그만큼 이성경험을 많이 하면서 어떤 상대가 자신과 잘 어울리는지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너무 정교하게 맞추려고 하면 만남이 이뤄지기 힘들다. 중요한 부분은 70% 정도만 보고, 나머지는 직접 만나서 판단하는 것이 좋다. 만남 결과가 좋은 사람은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열어 자신에게 주어진 만남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