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의 최루가스 발포에 엎드린 시위대. 연합뉴스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반군부독재 시위대에 실탄 발사를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경찰 출신인 타 펭(27)은 2월 27일 캄팟시에 모인 반군부독재 시위대 해산을 위해 소총을 발사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
그는 "다음날 상관이 나를 불러 '나였다면 총을 쐈다'면서 다시한번 (실탄 발사를) 요구했다"면서 "다시 거절했고, 압력에 의해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 캄팟시에 있는 가족과 집을 떠났다. 군부에 발각되지 않기 위해 밤에만 움직였고 3일 만에 국경을 넘어 인도 북동부 지역인 미조람주에 도착했다.
타 펭은 "선택권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로이터통신 캡처
그러면서 당시 자신과 6명의 동료가 상관의 발포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 펭은 경찰 내부 규정에 따라 시위대에 고무탄을 쏘거나 무릎 아래로 실탄을 발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그의 상관은 "시위대가 죽을 때까지 총을 쏴라"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만달레이시에서 경찰을 했던 응군 흘레이(23)도 시위대를 향해 총을 발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지시 날짜와 죽여도 된다는 명령이 있었는지 여부는 말하지 않았다.
응군 흘레이 역시 상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책을 받았고 인사이동을 당했다.
미얀마 경찰이었던 달(24)은 경찰에 의해 구금된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는 등의 행정을 담당했다. 하지만 쿠데타 이후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시위에 참가한 여성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달 역시 그 지시를 거부했다.
세 사람은 모두 미얀마 경찰 내부에도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입을 모았다.
물이 든 봉지로 최루탄에 대처하는 미얀마 시민들. 연합뉴스
타 펭은 "경찰서 내부의 90%는 시위대를 지지하지만, 이들을 모을 리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내와 생후 6개월인 두 딸이 보고 싶지만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는 반군부독재 시위대를 강경진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60여명의 시위 참가자가 숨졌고 1800여명이 구금됐다.
현재 약 100여명의 미얀마인이 국경을 넘어 인도로 왔다고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가 설명했다. 이들 대부분은 미얀마 경찰과 그 가족이다.
한편 인도의 국경 수비군은 여행 허가증이 없어도 미얀마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