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가 준비한 압박면접 틈새 인터뷰.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주자들을 차례로 만나본다. 10분 지나면 가차 없이 끊는다. [편집자 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최근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무상급식 파동 당시 서울시장 직을 던지며 민주당에 서울을 내줬다는 원죄(原罪)에 시달렸지만,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고 있다.
'조건부 출사표'라는 초반 실책을 이겨내고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따돌렸고, 여세를 몰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까지 따라잡은 상태다. 그럼에도 오 후보는 "3자 구도는 필패"라며 "반드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세훈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
-시간이 10분밖에 없어서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1분만 부탁드립니다. = "네, 여러분과 함께 다시 뛰는 서울을 만들고 싶은 서울 시장후보 오세훈입니다. 보통은 그냥 인사말을 드리겠지만 제가 처음부터 약속 하나 드리겠습니다. 제가 10년 동안 시민으로 살아오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도처에 계신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결심을 했습니다. 지난번에 5년 동안 정말 저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지만, 그때는 머리로 일을 했습니다. 이젠 가슴으로 하겠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 약속한 게 있습니다. 당선이 되면 어렵고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제 업무시간의 절반의 할애해서 그분들의 말씀을 듣는 시간으로 삼겠습니다. 공무원들한테 지시하고 각종 행사를 쫓아다니는 것에 시간을 쓰는 건 최소화하고 어려운 분들을 만나 말씀을 듣고 그분들의 어려움을 가슴에 차곡차곡 쌓겠습니다. 제 결심은 그분들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제 의지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열심히 뛰어 보겠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윤창원 기자
-죄송한데 1분 25초를 사용하셨어요. 자, 방금 끝난 비전 토론회에서 퀴어 축제에 대한 질문이 뜨거웠습니다. 후보님 개인 입장에선 성소수자 등을 인정하고 존중하겠다고 했는데, 또 서울시장 입장에선 광장사용위원회 등을 말씀하셨어요. 금태섭 전 의원의 말로는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단 지적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 "그건 아니죠. 그렇게 이야기할 게 아닌 게 서울광장이든 광화문이든 이용하는 것은 시장 개인이 허락을 하고 안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서 광장사용심의규칙이란 게 있고 위원회도 만들어져있습니다. 아마 그 이름이 '열린광장 심의위원회'일겁니다. 시민의 대표성을 가진 분들로 구성이 돼 있고 원칙 자체가 그 이용 여부를 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고, 그분들도 재량을 갖고 마음대로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그 심의 규칙에 입각해 판단하도록 돼 있습니다. 거기에 서울시장에 관여하는 것 자체가 월권이죠."
-만약 전권을 서울시장에게 준다면 어떤 입장이신가요? = "그건 도리가 아니죠. 시장이 그런 식으로 의견을 표명하면 위원들이 영향을 받죠"
-암튼 알겠습니다. 다른 얘긴데, 단일화 실무협상단에서 TV토론은 1회 하기로 했고, 설문 문항이 아직 합의가 안 된 듯합니다. 뭐 좀 그렇긴 한데, 안 후보 쪽이 원하는 '경쟁력' 문항으로 시원하게 양보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 "이게 제 개인의 문제 같으면 시원하게 양보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죠. 근데 제가 국힘의당 대표 선수 후보 아닙니까. 그런 입장이기 때문에 사실 당에서 원하는 것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안철수 후보께 출마하기 전에 열흘을 기다릴 테니까 '저는 나가지 않아도 좋다. 우리 당으로 들어오면 야권 후보가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걸 원천봉쇄 할 수 있지 않겠냐. 우리당으로 들어와서 선거를 치러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아마 그때 들어오셨으면 인기가 두 배로 폭등하면서 아마 우리당의 후보 자리도 거머쥐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그때 그런 취지로 제안을 드렸거든요. 제가 그것 때문에 손해 많이 봤습니다. 아시겠지만 뭐 '흐리멍텅하다느니 결기가 없다, 무슨 정치인이 뭐 저런 출마 선언을 하냐' 등 그리고 나서 일주일 뒤 제가 출마 선언하면서 얼마나 많이 힘들었습니까. 지지율도 많이 내려갔고요. 그런 정치적 손실을 감수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분명히 이런 국면이 올 줄 알고 예측하고 제안한 겁니다. 이제 어쨌든 당의 후보가 됐습니다. 따라서 당의 의견도 존중하지만 굳은 의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단일화 합의를 이룬다, 그리고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진 않겠다, 단일화 이후에도 공동경영으로 서울시를 한번 제대로 이끄는 모습을 보여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무능이 연장되지 않도록 정권을 찾아오는 교두보가 되겠다는 겁니다." -너무 달변이셔서, 빨리 진행하겠습니다. 오늘 한 여론조사에선 3자 구도에서 1위를 기록하는 발표가 나왔는데, 요인이 뭐라고 보시는지요? = "아마 서울시민 여러분들이 지난 10년간 저의 정치적 궤적을 알고 지켜보고 계신다고 봅니다. 짧은 2~3개월 간 선거운동 동안 나온 공약이나 정책만 보고 판단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출마 과정부터 저의 진심이 좀 전달이 됐다고 봅니다. 저는 사실 출발할 때만 해도 하나의 벽돌이라고 이렇게 생각했잖아요. 저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했고, 그 출마 과정부터 그 이후의 행보를 종합적으로 보시고 '한번 이 친구한테 맡겨 보면 되겠다, 지난번에 중도에 또 임기를 못 마친 만큼 두세 배로 해줄 것이란 믿음'이 생긴 것 아닌가 미루어 짐작해봅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늘 오전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안 후보를 향한 저격도 있었는데, 비전 토론회에서 안 후보에게 총체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오 후보와 안 후보, 두 분 사이에 분위기는 괜찮으신 건가요? ="아 정말 제가 진심을 담아 사과 말씀을 드렸습니다. 단일화가 목표고, 단일화를 절실히 바라는 국민들이 많으신데 저희들의 개인적 감정이나 꼭 내가 되겠다는 열망은 잠시 접어두고 정말 선의의 경쟁하자는 관점에서 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오늘 오전까지 약간의 갈등이 있었는데 아마 그 점에 대해선 안 후보도 10년 간 정치를 했는데, 서로 이심전심으로 그 정돈 마음이 통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했고 또 오늘 비전 토론회서 뵈니 제가 사과한 부분에 대해 흔쾌히 동의를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본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대결 가능성이 높은데, 박 후보와 비교할 때 본인의 장점이 이거다, 딱 하나만 말씀해주신다면? = "박 후보도 정말 훌륭한 후보죠. 오랫동안 정치도 하셨고, 또 최근에 공직에서 중소기업을 일으키고 도와주는 일도 하셨기에 서울시장으로서 필요한 업무 중 일부를 경험을 하신 훌륭한 분이라고 봅니다. 다만 내놓는 공약을 보면서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21개 다핵도시 그거 지금까지도 21곳이 어딘지 말씀을 못하시거든요. 아마 선거 끝날 때까지 얘기 안 하실겁니다. 못해요."
-그럼 본선 토론회때 물어보면 되잖아요? = "물어봐도 답변 못하실 겁니다. 왜냐면 적어도 4개 자치구는 섭섭할 거니까요.(아, 서울의 25개 구 중에서 4개 제외하니까?) 그 다음에 녹색 수직정원? 그거 중국에서 대실패한 건축물입니다. 건물에 나무 심는 거거든요. 건물에 나무가요, 무게가 엄청나요. 하중이 엄청나서 어려운 공사입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공사를 하고도 들어가서 살지 못합니다. 왜냐면 한국에는 여름에 숲에 모기가 많거든요. 창문을 열지 못해요. 그거 탁상공론이에요. 또 그 다음에 토지임대부주택 30만채 공급? 그거 1년 동안 단 한 채도 공급 못 할 겁니다.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서울시에서 갖고 있어야 임대를 할 것 아닙니까. 근데 서울시 땅이 별로 없어요. 그것도 1년 안에 안돼요. 5년 안에 30만채? 택도 없습니다."
-아 시간이 다 됐습니다. 저희가 딱 10분만 검증하는 거라 마무리 말씀하시죠. 이제 16일이면 협상 마무리되고 여론조사가 곧 시작되니까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고 끝내겠습니다. = "CBS 시청자 여러분 제가 참 허물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런 허물에도 불구하고 지지와 성원을 주시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구요. 여러분의 그 지지와 성원을 꼭 갚는단 마음으로, 정말 뼈를 가는 듯한 치열함으로 서울시를 다시 뛰는 곳으로 만들고, 어렵고 힘든 분들을 보듬는 그런 시장이 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