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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녀'로 충무로 입성한 윤여정, '미나리'로 오스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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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녀'로 충무로 입성한 윤여정, '미나리'로 오스카까지

    영화 '미나리' 속 배우 윤여정. 판씨네마㈜ 제공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로 단숨에 충무로를 사로잡으며 스크린에 데뷔했던 배우 윤여정이 2021년 '미나리'를 통해 세계를 사로잡았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s Arts and Sciences·AMPAS)가 지난 15일(현지 시간) 오전 8시 19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자)을 발표한 가운데,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윤여정은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함께 여주조연상을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됐다.

    오스카 공식 유튜브 화면 캡처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에 올라 수상까지 거머쥔 것은 제30회 시상식 당시 '사요나라'에 출연한 일본 출신 우메키 미요시다. 만약 윤여정이 수상까지 한다면 제30회 시상식 당시 '사요나라'에 출연한 일본 출신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계 배우로서는 두 번째 수상이며,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의 기록이 된다.

    지금까지 △디트로이트 비평가협회 △할리우드 비평가협회 △전미 비평가위원회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등에서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제치고 총 31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만큼, 오스카에서도 여우조연상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 '화녀'에서 명자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여정(사진 왼쪽).

     

    윤여정은 캐릭터가 갖고 있는 전형성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개성과 언어로 표현하며 관객을 납득시킨다.

    그를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 후보에 올린 영화 '미나리'에서도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늘 그래왔듯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 연기를 펼쳐 전 세계 영화 팬들을 매료시켰다.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며 세계 영화사를 다시 쓴 봉준호 감독은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를 통해 정이삭 감독과 대담을 나누며 윤여정이 연기한 순자에 관해 "배우 윤여정 55년 연기 인생에 역대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극찬했다.

    봉 감독은 "유니크하고 강렬한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해왔는데, '미나리'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할머니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일반적인 할머니의 상을 비껴가는, 가사노동을 하지 않는 할머니 캐릭터라 어딘지 통쾌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 '하녀'에서 병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윤여정.

     

    윤여정은 첫 영화 출연작부터 강렬한 연기로 충무로뿐 아니라 해외 평단까지 사로잡았다.

    스크린 데뷔작인 '화녀'(1971)에서 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광기 어린 하녀 명자 역을 연기한 윤여정은 시체스 국제영화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이듬해 김기영 감독의 '충녀'(1972)에도 출연했고, 배우 이화시와 함께 '김기영의 페르소나'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오스카 예측 전문 매체인 골드 더비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자신의 첫 영화인 '화녀'를 배우 윤여정을 말할 수 있는 작품으로 꼽기도 했다. 또한 50년이 지난 지금 '화녀'는 자신에게 고마운 영화라고 말했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소영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친 배우 윤여정.

     

    윤여정은 영화 '충녀' '죽어도 좋은 경험' '바람난 가족' '꽃피는 봄이 오면' '그때 그사람들' '여배우들' '고령화가족'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계춘할망' '찬실이는 복도 많지' 등은 물론, 드라마 '장희빈' '대원군'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내가 사는 이유' '허준' '네 멋대로 해라' '백만송이 장미' '춘자네 경사났네' '그들이 사는 세상' '디어 마이 프렌즈' '두 번은 없다'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활약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임상수 감독의 영화 '하녀'로 부일영화상, 춘사영화상, 청룡영화상, 대종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아시안 필름 어워즈 등 국내외 시상식과 해외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2016년에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에서 노인을 상대로 몸을 팔다 자신을 죽여 달라는 청을 들어주게 되는 할머니 역을 맡았다. 파격적인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친 윤여정은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심사위원대상,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여자연기상을 받으며 다시금 저력을 입증했다.

    꾸준히 자신만의 연기로 평단과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윤여정이 후보 지명을 넘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는 오는 4월 25일(현지 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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