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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기]재정비 약속 '조선구마사' 왜 '전량폐기'까지 몰렸나

문화 일반

    [다시, 보기]재정비 약속 '조선구마사' 왜 '전량폐기'까지 몰렸나

    시청자들 '조선구마사'에 방영 중지 넘어 전량폐기 촉구
    박계옥 작가 논란 이력에 '재정비' 약속도 신뢰 못 얻어
    검수 없었던 중국 OTT 소개글까지 역사 왜곡 논란 대두
    세종 건드리는 전개 내용 보도에 '완성→수출 막자' 여론

    SBS 제공

     

    두 차례 사과에 재정비 약속도 무용지물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를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전량폐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대로 드라마가 완성돼 해외에 수촐되면 조선왕조 근간부터 역사 왜곡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조선구마사'는 최근 중국식 소품과 복식 사용, 태종과 충녕대군 등 실존인물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중국 동북공정·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제작진은 두 차례 사과를 통해 문제 장면의 전면 삭제를 약속하고 일주일간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선구마사' 방영 중지를 촉구하는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조선왕실 후손인 전주이씨종친회는 방영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25일 기준 15만5천명을 넘겼다.

    논란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집필을 맡은 박계옥 작가가 전작 '철인왕후'부터 역사 왜곡 논란 이력을 지닌 탓에 시청자들 신뢰도 회복이 어렵다.

    당시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는 대사와 왕족 묘사로 비판받자 해당 분량을 삭제하고, 왕족 성씨를 가상으로 수정해 문제를 봉합했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1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해 tvN 역대 드라마 흥행 5위를 기록했다.

    촘촘하지 못했던 봉합은 결국 동북공정 논란까지 유발한 차기작 '조선구마사'로 터졌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철인왕후'처럼 역사 왜곡 논란 드라마의 성공 전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미 중국 OTT 'WeTV' 등 아시아 OTT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중인 '조선구마사' 소개글마저 역사 왜곡이 우려되는 지점을 다수 지녔다는 데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해당 소개글에는 "이 드라마는 '북한 건국'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는 설명과 함께 시놉시스 단계에서 문제 소지가 있어 제외된 "바티칸이 불교 국가인 '고려'를 대체하기 위해 북한(시놉시스상 조선)의 건국을 지지했다"는 이야기까지 그대로 담겼다.

    '조선구마사' 측은 뒤늦게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수정 작업에 나섰지만, 콘텐츠를 수출하면서도 이를 사전에 검수하지 않은 제작사와 SBS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청자들은 다국적 시청자들이 접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까지 '조선구마사' 제작사·SBS가 치명적인 자국 역사 훼손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언론 보도로 알려진 '조선구마사'의 향후 전개 내용도 '전량폐기' 주장에 기름을 부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구마사'는 현재 막바지 촬영을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나온 대본에는 악령과의 거래를 통해 조선을 건국했다는 설정, 훗날 세종이 되는 충녕대군이 바티칸 사제의 구마 의식을 배워 구마사가 된다는 설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노출된다면 조선 건국은 물론, 한글창제 등 주요 업적을 남긴 세종에 대한 잘못된 역사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인다.

    결국 역사 왜곡에 대한 위기감은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시청자들은 제작사와 SBS에 신속한 방영 중지에 더불어 방송 회차 전량 폐기까지 촉구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 '조선구마사'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다시, 보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에 한 걸음 더 다가가 현상 너머 본질을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발빠른 미리 보기만큼이나, 놓치고 지나친 것들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다시, 보기'에 담긴 쉼표의 가치를 잊지 않겠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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