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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사 중 광명시 공무원 '투기' 더 있다…계약조작 의혹도



사건/사고

    [단독]수사 중 광명시 공무원 '투기' 더 있다…계약조작 의혹도

    광명시청 6급 공무원, 추가 투기 의혹
    광명 노온사동 300평대 '맹지', 총 4명과 7억 원에 매입
    계약서상 계약일 2·4 대책 발표 이전으로 앞당긴 의혹…경찰 조사
    광명시청 공무원 "땅 산 적 없다" 주장
    "미공개 정보 이용한 토지 매입 의심…중개인·매수자 등 법적처벌 가능"

    광명시청 공무원 A씨 등 4명이 사들인 광명시 노온사동의 300평대 땅. 지적도상 '맹지'로 현재 하우스 3개 동이 설치돼 있다. 박하얀 기자

     

    '부동산 투기'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경기 광명시청 공무원이 토지 보상 등을 노리고 또 다른 토지를 매입하고, 계약일을 조작한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경기남부경찰청은 광명시청 공무원 A씨가 최근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땅을 아내, 그리고 부부 사이인 2명과 함께 매수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하고 있다.

    앞서 A씨는 신도시 계획 발표 7개월 전, 가족과 함께 '쪼개기 방식'으로 임야 240평 상당을 사들여 형질 변경까지 하려 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외에도 투기가 의심되는 A씨의 또 다른 땅이 발견된 셈이다.

    A씨 등 4명은 지적도상 맹지인 이 땅을 7억 3400만 원에 샀다. 지목은 '전'이며, 면적은 1214㎡(367.9평)이다. 지난해 7월 1일 기준 해당 필지의 개별공시지가는 30만 9천 원으로 한 평당 101만 9700원인데, A씨 등은 평당 200만 원에 매입했다.

    A씨가 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계약일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실제 계약을 한 시점은 2월 24일이지만, 보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약서상 일자는 1월 28일로 썼다는 정황이다.

    연합뉴스

     

    거래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매도인과 A씨의 거래를 중개했던 부동산은 1월 28일 매도인 측에게 현찰로 2천만 원을 건넸다. 매도인에게 다른 곳에 땅을 팔지 말라는 취지에서 돈을 지급한 셈이다. 당시 계약서나 영수증도 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부동산과 A씨가 개발 보상을 앞두고 일단 급하게 매도인의 매입 약속을 받아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후 2월 24일 A씨 측은 7천만 원을 지급하며 매도인과 부동산에서 계약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계약서상 날짜를 1월 28일로 적었다는 것이다.

    계약서상 날짜를 1월 28일로 적은 배경에는 3기 신도시 지정 시점인 2월 4일 이전에 계약해야 단독주택 필지 보상 등의 길이 열린다는 점을 계산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2월 4일 이후 신규 매입자에게는 우선공급권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 부동산 중개사는 "계약서상 계약 일자를 2월 4일 이전으로 맞추기로 합의하는 '꼼수'를 부리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의혹에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땅 산 적 없다"고 부인했다. 매도인 측은 "1월 28일에 복덕방(중개사)에서 아내에게 현찰로 2천만 원을 건넸다"며 "2월 24일 낮에 7천만 원을 받고, (A씨가 퇴근한 뒤인) 오후 7시쯤 계약서를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동산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 관계자들이 광명시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지난 15일 광명시청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 15일 A씨의 주거지 등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A씨의 토지 거래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부동산과 A씨가 추후 보상을 받기 위해 계약서를 사실상 '짜 맞추기'한 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A씨와 함께 땅을 매입한 이들과 매도인, 중개사 등을 소환 조사해 A씨와 어떤 관계인지, 계약 일자를 앞당긴 것은 아닌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계약 당시 대화가 담긴 녹취록도 있는 것으로 파악해 일부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A씨 거래가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분석했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통상적으로 중개사를 통해 (계약금을) 주지 않고, 현찰로 지불하지도 않는다"며 "계약 날짜를 앞당기려는 알리바이 등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광석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티스 합동법률사무소)는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했을 경우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형사 처벌받을 수 있다"며 "부동산 역시 공인중개사법상 실제와 다른 계약서를 만드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을 만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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