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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여론조사 믿지 말라"…속내는 '동상이몽'

국회/정당

    여야 모두 "여론조사 믿지 말라"…속내는 '동상이몽'

    야권 단일화 이후 6번 여론조사…두 후보 격차 최대 31.4%p
    추격하는 與, '승산' 강조하며 "3% 내서 승부 갈릴 것"
    앞서가는 野, '자만' 경계하며 "실제 격차 좁혀질 수 있어"
    여야 모두 '격차 좁혀질 것'으로 보지만 속사정은 '정반대'
    전문가 "여론조사 수치에 각자 정치적 입장 담아 행동"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김종인 중앙선대위원장. 윤창원 기자

     

    4·7 재·보궐선거를 코앞에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서로 다른 이유로 '여론조사 경계령'을 내린 상태다.

    앞서가는 국민의힘은 자만심을 경계하자는 차원에서, 추격하는 민주당은 승산을 알리기 위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말라'고 호소하는 분위기다.

    ◇與 "갈수록 격차는 좁혀질 것…3% 내서 승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지난 29일 밤 첫 TV 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여론조사기관들이 지난 23일 야권 단일화 이후 시행한 6번의 조사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격차는 최소 15.7%p(입소스)에서 최대 31.4%p(알앤써치)로 나타났다. 모두 오차 범위 밖에서 오 후보가 박 후보를 월등히 앞섰다.

    민주당은 기관들이 조사한 여론조사는 추세 정도만 참고해달라는 입장이다. 박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거짓말이 확인되면서 앞으로 두 후보 간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제 바닥을 찍고 추격모드로 반전했다"고 말했다.

    캠프 측은 이 추세대로라면 두 후보 간 격차가 다음주 5%p 차까지 좁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본 선거에선 결국 "3%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전직 시장의 성추행 논란에 LH 투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이번 선거에서 열세에 놓인 상황이다. 이에 캠프는 벌어진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당내 사기를 높이면서, 대외에 승리 가능성을 알리면서 지지자들에게 미리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투표장으로 갈 것을 독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野 "선거 쉽게 안 봐…40대 넘어왔다고? 아직"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린 지난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시민들이 연설을 듣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여론조사상 여유롭게 앞서고 있는 국민의힘은 오히려 자만심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오세훈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박 후보와의 격차는 10~15%p 정도로 보고 있다"며 "40대 지지층까지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들 하는데, 20·30대은 몰라도 40대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여론조사와 비교해서도 스스로를 보수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몸을 사리는 건 자칫 자만하다가 고배를 마실 것을 우려한 처사로 풀이된다. 실제 오 후보도 지난 25일 동대문구 경동시장 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뉴스를 보면 제가 이긴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라며 "여론조사 믿지 마세요. 지금 박빙이다"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국민의힘 유승민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3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젊은층과 중도층이 얼마나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와, 막판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결집할 수 있는 문제가 있어 서울의 경우 절대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실제 선거 결과는 조금 좁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현재 여론조사 추이보다는 더 어려운 승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여야, 여론조사 수치에 각자 정치적 입장 반영한 것"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일대에서 거리 유세를 펼쳤다. 주민들이 박 후보의 집중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결국 여야 모두 최근의 여론조사상 격차가 앞으로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속사정은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한 여론조사업체 대표는 통화에서 "두 후보가 여론조사상 20%p가량 차이가 난다 해도 민주당이 '질 것 같다'고 얘기하기도 어렵고, 국민의힘이 '놀아도 된다'고 하는 것도 이상한 것"이라며 "결국 숫자가 가져오는 후폭풍들이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수치에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위에 인용한 입소스 여론조사는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 26~27일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알앤써치 여론조사는 아시아투데이의 의뢰로 지난 26~27일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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