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에 담긴 채로 시신 전달받은 유족. 연합뉴스
멕시코에서 검찰이 실종자 시신을 검은 비닐봉투에 넣어 유족에게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30일(현지시간) 밀레니오 등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전날 남동부 베라크루스주 검찰은 최근 실종 11개월 만에 발견된 30세 남성의 시신이 비닐봉투에 담겨 전달된 것과 관련해 담당 검사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베로니카 에르난데스 주 검찰총장은 또 관련자들의 인권침해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을 공론화한 것은 베라크루스주 코아트사코알코스 지역 실종자 가족 모임인 '수색 중인 엄마들'이다.
이 단체는 지난 26일 발견된 엘라디오 아기레 차블레의 시신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유족에 전달됐다고 고발했다.
주로 쓰레기를 담는 대형 비닐봉투 2개에 담긴 시신을 옆에 놓고 망연자실 앉아있는 유족의 사진도 공개했다.
'수색 중인 엄마들'은 "어떻게 당국이 밀봉하지도 않은 검은 비닐봉투에 시신을 담아 엄마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며 사망자의 존엄성이나 유족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차블레는 지난해 4월 베라크루스주의 가족을 방문했다 실종됐으며, 최근 익명의 제보로 시신이 발견됐다.
마약조직의 강력 범죄가 잦은 멕시코에선 하루아침에 사라져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이들도 많다. 특히 '마약과의 전쟁'이 본격화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실종자는 8만여 명에 달한다고 정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