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FTA 트위터 캡처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를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가 11일 오후 9시(이하 현지 시간)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윤여정이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수상 직후 화상을 통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후보에 오르게 되어 영광이다. 아니, 이제 수상자죠"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지난 9일 타계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을 애도한 뒤 소감을 이어나갔다.
윤여정은 "이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특히 이 상은 콧대 높기로 유명한 영국인들에게 유명한 상"이라며 "그런 분들이 저를 좋은 배우라고 인정해줘서 아주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두고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틀림없이 오늘 밤 가장 큰 웃음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BAFTA 홈페이지 캡처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조연상(앨런 김) △음악상(에밀 모세리) △캐스팅상(줄리아 김)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윤여정이 유일한 수상자가 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한국 배우가 영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것도, 수상자가 된 것도 윤여정이 '최초'라는 점이다.
특히 윤여정은 이번 시상식에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함께 오른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를 제치고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결과까지 더해지며 향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향한 기대감 역시 한층 높아졌다.
또한 윤여정은 앞서 미국 4대 조합상 중 하나인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SAG)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배우조합은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윤여정의 수상이 유력해졌다.
윤여정이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또 한 번의 역사를 새로 쓸지 여부는 오는 25일(현지 시간)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