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기자회견 중계화면 캡처
"이 상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모든 상은 의미가 있지만, 이 상은 특히 콧대 높은 걸로 알려진 영국인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은 것 같아서 매우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BAFTA!" _윤여정,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 중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가운데, 그의 재치 넘치는 수상 소감과 기자회견 답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는 11일 오후 9시(현지시각)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영화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 역으로 열연한 윤여정을 호명했다.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확정되자 윤여정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후보에 오르게 되어 영광이다. 아니, 이제 수상자죠"라고 말했다.
특히 외신들조차 감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소감은 그가 영국인을 '스노비쉬 피플(snobbish people)'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두고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틀림없이 오늘 밤 가장 큰 웃음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윤여정은 "이 상은 특히 콧대 높은 걸로 알려진 영국인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은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고, 외신들도 그의 직설적이지만 재치 넘치는 유머 감각이 빛나는 소감을 보도하고 있다.
발표가 끝난 후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에게 "그의 평범하지 않은 (아마도 꽤 정확한) 견해가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 여부"를 물었다.
이에 윤여정은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영국을 여러 번 방문했고, 10년 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펠로우십을 했다. 그때 어딘지 모두 콧대가 높은 것 같다고 느꼈지만, 그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그래서 자부심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아시아 여성으로서 그들의 콧대가 매우 높다고 느꼈다. 이게 내 솔직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연이어 수상하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센스 있는 답변을 남겼다.
"저는 오스카상이나 BAFTA상에 대해 아는 게 없어요. 전 한국에서 이 일을 오랫동안 해왔고, 한국에서만 매우 유명하지 국제적으론 그렇지 않거든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니 저한테 묻지 마세요."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여부는 오는 26일(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