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 연합뉴스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 신천습지의 '국가 습지 보호지역' 지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만경강이 거치는 전북 전주와 익산시에서 체육시설 및 도시개발 계획을 마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전주시는 올해 안에 총사업비 13억원을 들여 9홀 규모의 나비·파크골프장을 화전동 만경강 하천부지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나비골프장은 1만7000㎡ 규모의 9홀로 신규 구축되며, 기존에 9홀이 조성된 파크골프장은 2만㎡ 규모의 9홀이 추가된다.
익산시는 만경강 주변에 100만㎡ 규모의 대규모 수변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전라북도는 만경강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9년 완주 하리교(삼례읍)~회포대교(용진읍) 구간의 신천습지의 '국가 보호구역 지정'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전주시가 추진하는 만경강 하천 골프장 계획지역과 신천습지는 약 3㎞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익산시의 만경강 수변도시 개발 구역과는 다소 먼 거리지만 익산을 시작으로 전주, 완주, 김제 등 만경강 인근의 다른 시·군도 개발에 나설 수 있어 난개발이 우려된다
한때 6등급으로 최악의 수질을 보였던 만경강은 지속적인 수질 개선 사업으로 3등급으로 수질이 크게 좋아졌다.
이처럼 하천 정비로 최근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와 삵,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관찰될 정도로 생태 환경이 회복됐다.
특히 만경강 신천습지는 만경강과 동진강 일대의 습지 26곳 중 유일하게 습지보전 '상' 등급으로 분류된 지역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습지센터는 최근 만경강 신천습지에 대한 생물자원 일반조사 및 정밀조사를 끝냈다.
국립생태원 습지센터는 다음달 중 환경부에 신천습지의 국가 습지 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새만금살리기위원장은 "만경강 생태환경 보전을 위해 신천습지뿐만 아니라 만경강에서 익산천 합류 구간까지를 국가 보호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라북도는 만경강 신천습지의 국가 보호지역 지정이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보호지역 지정에 앞서 만경강을 낀 완주와 전주, 익산 등 인근 지자체와 주민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게 된다"며 "습지 보호지역이 다른 정책보다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