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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당권 몸 푸는 황교안‧나경원?…과열되는 국민의힘 경선

국회/정당

    대권‧당권 몸 푸는 황교안‧나경원?…과열되는 국민의힘 경선

    오는 30일 원내대표 경선 이어 6월 당 대표 선거 앞둬
    과열되는 원대 경선, 당권·대권주자 이해관계 얽히며 외부 개입도
    주호영‧나경원 당권 맞대결 가능성…탄핵‧윤석열 논란에 막판 변수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태흠(왼쪽부터), 권성동, 유의동, 김기현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30일 원내대표 경선을 시작으로 본격 당내 권력 재편을 앞둔 가운데 당권·대권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선거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당 투톱이었던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이 꿈틀대면서 원대 경선이 당권·대권 경선의 전초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 4파전 원내대표 경선…당권 주자들 이해관계 엇갈려

    국민의힘 신임 원내 사령탑 선거엔 김태흠(3선·충남보령서천), 유의동(3선·경기평택을), 김기현(4선·울산남구을), 권성동(4선·강원강릉) 의원(이상 기호순) 등 4명이 격돌한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시절부터 이어오던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제도를 15년 만에 폐지하고 원내 사령탑만 독자 선출하기로 했다.

    초반엔 러닝메이트 제도 때문에 지역·계파 안배에 묶여 있었던 데 비해 이번엔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예상과 달리 오는 6월 전당대회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새 원내 사령탑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각 후보군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원내대표 경선은 때아닌 당권·대권 전초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당 대표 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은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입장에선 같은 바른정당 탈당파 출신인 권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는 게 당권 경쟁에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권 의원의 지역구가 강원도인 점을 고려하면 원내 투톱 모두 '영남당'이란 비판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에 오르면 당 대표는 영남 이외 지역 출신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이 기반인 나 전 원내대표도 서울시장 경선 패배 후 잠행을 깨고 최근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헌·당규상 책임당원 표심이 70%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TK 보수층 표심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28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여러 의원을 만나서 당 대표 출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보고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내 한 TK 지역 초선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최근에 나 전 원내대표가 전화로 연락이 와서 TK 쪽 당원들의 표심 분위기를 물어봤다"며 "당 대표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한형·윤창원 기자

     

    ◇ 새 원내 사령탑 따라 흔들리는 구도…탄핵·윤석열 논란 변수도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원외 인사들이 특정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지원 사격까지 동원되며 후보 간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최근 당내 일부 초선의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면서 논란이 됐다. 전직 야권 유력 인사도 다른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연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주자로 꼽히는 황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참패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최근 들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비례대표인 최승재 의원의 국회 계단 앞 천막 농성장 방문했고, '암호화폐' 논란 등 현안에 대해 꾸준히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있다.

    당내에선 황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내년 대선을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한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황 전 대표가 공천 파동으로 사실상 총선을 망쳤는데 이런 행보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몇 명이나 있겠냐"며 "괜히 황 전 대표가 끼어들면서 친박이니 뭐니 계파 대립 구도로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체제 하에서 잠잠했던 탄핵 논란이 재차 급부상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지난 20일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강조한 서병수 의원은 당 안팎의 논란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탄핵 결정의) 결론을 뒤엎자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탄핵과 관련해 우리 당에도 엄연히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 축소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가 확정된 김용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면 겨냥했다. 김 의원은 당시 검찰 수사팀장이었던 윤 전 총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면 고해성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원대 경선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 이같은 입장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1년 전부터 하려고 했는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탄핵 논란에 이어 보수야당 인사들을 대상으로 적폐수사를 지휘한 윤 전 총장에 대한 저격이 자칫 친박(친박근혜)계 결집 등 계파 대립 구도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모두가 '윤석열'에 공개 구애 경쟁을 하는 마당에 김 의원이 대립각을 세운 건 우연히 발생했다고 보긴 힘들다"라며 "탄핵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기류가 원내대표 경선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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