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삼성 이건희 회장. 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삼성 계열사 지분이 대부분 법정 비율대로 유족들에게 상속됐다.
당초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지분 정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른바 '극단적인 몰아주기'는 없었다.
우선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는 이건희 회장의 지분이 법정 비율대로 유족들에게 분할됐다고 밝혔다. {RELNEWS:right}
다만 삼성생명의 경우, 이건희 회장 지분의 절반을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받았다.
세 남매가 각각 3:2:1의 비율로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은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지분의 가치는 2조 7천억원으로, 15조 5천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에 비해서는 액수는 작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현재 삼성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이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은 고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회사 지분을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자녀가 각 120만5천720주씩 상속했다고 30일 공시했다. 홍라희 여사는 180만8천577주를 상속했다. 연합뉴스
이번 상속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에 이어 삼성생명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다. 0.06%에 불과했던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은 10.44%로 껑충 뛰었다.
삼성생명의 1대 주주도 이건희 회장에서 삼성물산으로 변경됐다. 이번 상속으로 인한 지분 변동 이후에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는 17.97%의 지분을 가진 이재용 부회장이다.
홍라희 여사는 이번에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지 않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체제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이 회장의 주식 상속은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조치라는 평가다.
또한 가족간 지분 분쟁을 차단하면서 상속세 부담도 나누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