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연합뉴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지만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시즌 2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김광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더블헤더 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초반부터 타선의 지원을 받았다. 폴 골드슈미트가 1회말 솔로홈런을 쳤고 3회말에는 놀란 아레나도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하지만 온갖 변수가 있었던 4회초 수비 때 김광현의 투구수가 급증했다. 또 세인트루이스는 7이닝 더블헤더 경기라는 점을 감안해 투수 타석의 대타 작전을 조기에 시도했다.
김광현은 팀이 2대1로 앞섰고 투구수도 66개로 많은 편은 아니었음에도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06이 됐다.
김광현은 1회초 1사 후 피트 알론소에게 우전안타를, 마이크 콘포르토에게 볼넷을 각각 내주고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이후 두 타자를 연이어 범타로 처리해 가볍게 불을 껐다.
1회에 투구수 19개를 기록한 김광현은 공 7개로 2회초를 끝냈다. 3회초 역시 투구수가 7개에 불과했다. 공격적이면서 효율적인 피칭으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6개를 잡았다.
4회초 수비가 고비였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린 김광현은 볼넷 2개와 빗맞은 안타 허용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있었다.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을 두고 비디오 판독이 이뤄지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무사 1,2루가 됐을 때 그의 전담 통역 직원이 마운드에 올라가 포수와의 소통을 도왔다.
이어 김광현이 무사 만루 위기에 처하자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는 마운드를 방문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는 1루 파울 라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심판과 대화를 나눴다.
한 투수를 대상으로 감독이나 코치가 총 두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을 때는 반드시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통역 직원의 마운드 방문을 1회로 셀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심판은 마운드에 올라가도 좋다고 결정했지만 이때 뉴욕 메츠 감독이 항의에 나섰다. 결국 심판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규정을 확인했고 아무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다. 마운드에 서있는 김광현에게는 지루한 시간이었다.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자 제임스 맥캔을 상대로 3루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놀란 아레나도가 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경기 지연 때문에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듯 보였다.
그래도 아레나도는 센스를 발휘했다. 넘어지면서 흘린 공을 잡았고 동시에 3루에 발을 갖다 댔다. 3루주자의 득점을 막지는 못했지만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다.
이 장면을 두고 또 한 차례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다.
4회초 수비 때는 김광현이 공을 던진 시간만큼 비디오 판독으로 소요된 시간이 많았다. 포수 앤드류 키즈너가 파울 타구에 맞아 경기가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에게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김광현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계속된 1사 1,2루 위기에서 조나선 비야와 앨버트 알로마 주니어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3회까지 총 33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4회에만 투구수 30개를 기록했다.
김광현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세인트루이스가 2대1로 앞선 가운데 4회말 투수 타석 때 대타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