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와 제프리 엡스타인.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이혼 소식 이후 그의 과거 사생활이 하나씩 조명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종합하면 빌과 전처 멀린다의 이혼사유는 '여자문제' 때문으로 좁혀지고 있는 분위기다.
MS 여직원과의 불륜 의혹, 또 다른 MS 여직원들에 대한 성적 욕망의 표현, 결혼 후 문란한 사생활이 있었다는 전기 작가의 폭로 등이 꼬리를 물고 터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큰 것은 빌과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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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은 미국 사교계의 거물로 통하던 억만장자로 10대 나이어린 소녀들을 상대로 잇단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복역하던중 2019년 6월에 자살한 인물이다.
미국 데일리비스트의 지난 6일 보도에 따르면 멀린다와 빌의 결혼생활의 전환기는 2013년 9월 두 사람이 엡스타인을 만난 다음이라고 한다.
멀린다는 그 만남에 대해 불편함을 나타내며 남편에게 엡스타인을 만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 연합뉴스
하지만 빌은 2011년부터 엡스타인과 교류를 해 왔다. 그 때는 엡스타인이 14세 소녀와 성매매한 혐의가 드러나 13개월을 복역하고 난 다음이었다. 엡스타인이 법정에 섰을 때는 36명의 여성 및 소녀들과 성관계를 맺거나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았었다.
엡스타인의 극단적인 소아성애를 잘 드러내주는 일화가 있다.
엡스타인은 전 여자친구인 에바 안데르센 더빈(미스 스웨덴 출신, 의학박사)의 19세 딸(셀리나 더빈)과 결혼해 유산까지 상속해줄 계획을 2014년에 세웠다고 한다.
2019년 12월 엡스타인 사망 이후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한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당시 셀리나는 엡스타인을 '삼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두 사람의 나이는 43년 차이다.
빌 역시 2013년 엡스타인과 함께 이들 모녀를 엡스타인의 뉴욕 저택에서 만난 적이 있다.
엡스타인은 이처럼 유명인사들을 자신의 거처에 동시에 초대해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과시해왔다고 한다. 영국 왕실 앤드류(요크 공작) 왕자 역시도 그의 '베프'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엡스타인이 사교생활로 활용하던 장소들은 대부분 몰래카메라가 설치됐다는 점이다.
2019년 7월 12일 뉴욕타임스 등 보도에 따르면 엡스타인의 뉴욕 맨션에는 맨션 안의 모든 화장실, 침대를 환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미디어실'이 있었다고 한다.
2016년 5월 22일 가디언은 엡스타인이 자신의 거처에 유명인사들을 초대해 '소녀 접대'를 해놓고 이를 수단으로 유명 인사들로부터 고급정보를 얻곤 했다고 보도했다.
유명 인사들을 협박하는 수단이 몰카 비디오임을 암시하는 보도들이다.
실제로 USA투데이는 2019년 7월 14일 미국 연방 법무부가 엡스타인의 뉴욕 맨션 금고에서 유명인들의 이름을 자필로 적은 CD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성접대에 나선 상대의 이름, 그들의 성적 취향도 별도로 기록했다고 한다.
멀린다가 이 같은 행태를 보여온 엡스타인을 빌이 여러 차례 만났다는 뉴욕타임스 기사가 2019년 10월에 보도된 뒤 '폭발'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빌 역시 엡스타인과 만남을 이어오면서 아내 멀린다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캡처
17일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2011년부터 2014년 사이 빌에게 독약(toxic)같은 멀린다와의 결혼을 이제 그만 끝내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이렇게 두 사람의 관계를 집중 보도중인 미국 언론에 대해 빌의 대변인은 "빌 게이츠의 이혼의 원인과 환경, 시간표(timeline)에 대한 보도 가운데 거짓이 너무나 많아서 실망스럽다"며 "엡스타인과의 만남과 재단에 대한 이야기들은 부정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혼을 둘러싼 유언비어와 추측이 갈수록 괴상해지고 있으며, 이 상황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소식통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고 불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