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디 우승 후 손가락 모양으로 논란이 된 켈리 도너휴. 인터넷 캡처
미국의 인기 TV 퀴즈쇼인 '제퍼디'가 손가락 인증 논란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최근 제퍼디에서 우승한 출연자 켈리 도너휴에 대한 백인 우월주의자 인증 논란을 소개했다.
매사추세츠 주정부의 은행 검사역으로 일하는 도너휴는 지난달 제퍼디에서 3연승을 확정하자 오른손을 가슴 부분으로 올린 뒤 엄지와 검지를 뺀 나머지 3개의 손가락을 펴 보였다.
문제는 OK 사인과 비슷한 이 손 모양이 미국의 백인 우월단체들이 사용하는 인증표시와 닮았다는 것이다.
당시 모습을 본 시청자들 일부가 트위터로 도너휴가 TV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라는 것을 인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가 적힌 붉은 색 모자를 쓰고 있는 도너휴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찾아낸 네티즌들은 심증을 굳혔다.
특히 제퍼디 역대 출연자들의 친목 단체가 제퍼디 제작회사가 손 모양을 그대로 방송한 것을 문제 삼는 공개 편지를 보내면서 미국의 언론도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600명에 가까운 역대 출연자들이 서명한 이 편지에는 "우리는 증오와 함께 할 수 없고, 증오와 비슷해 보이는 것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당사자인 도너휴는 이 같은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첫 번째 우승을 할 때는 한 손가락을 들어 보였고, 두 번째 우승한 직후엔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었던 것처럼 3승을 의미하기 위한 동작이었다는 것이다.
도너휴는 페이스북을 통해 "난 인종주의자가 아니고, 백인우월주의에도 분명하게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손 모양 때문에 도너휴를 백인우월주의자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미국 최대의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은 도너휴의 손동작에 대한 네티즌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동영상을 살펴본 결과 3승을 했다는 의미로 손가락 3개를 펴 보였을 뿐 이념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