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이번 한미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최고의 순방 최고의 회담이었다”, 이렇게 자평을 했고요. 여당도 “역사에 남을 회담”이었다, 이렇게 호평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의 평가는 다른데요. “44조 원짜리 빈수레다. 백신 기다렸는데 물건 대신 어음 받아온 꼴이다”, 이런 비판이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반발도 풀어야 할 숙제죠. 오늘 1부, 청와대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방미 일정에 함께했던 분, 청와대 이호승 정책실장 연결을 해 보죠. 이호승 실장님 안녕하세요.
◆ 이호승> 안녕하십니까? 이호승입니다.
◇ 김현정> 고생 많으셨습니다.
◆ 이호승>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귀국하시고 어제 하루 좀 쉬셨어요?
◆ 이호승> 아닙니다. 바로 출근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습니까?
◆ 이호승> 네.
◇ 김현정> 직접 이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쭉 수행한 분으로서의 소감이랄까요. 자평,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이호승> 네, 일정을 같이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한국계 연방하원의원 중에 한 분인 메릴린 스틱랜드라는. 한국이름으로 순자라고 하더라고요. 그분이 1962년에 태어나서 한 살 때 미국 이주를 했는데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이었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분입니다. 굉장히 울먹이면서 한국으로부터 받은 문화적 유산을 자랑스러워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70년 한미동맹의 역사가 한국이 거쳐온 식민 지배라든지 전쟁, 또 가난 또 독재, 이러한 것들을 모두 극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반복되는 위기를 또 모범적으로 극복한 나라로서 미국 내에서 자립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김현정> 그 장면 하나를 꼽으라면 그 장면을 꼽으시겠군요. 울컥했던 그 장면. 그런데 이제 우리가 미국에 준 건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44조원 투자계약. 이렇게 똑 떨어지는데 그에 비해서 우리가 얻은 백신 협력이나 북한 관련 부분들은 좀 당장 손에 잡히는 게 아니고 향후를 기약해야 하는 추상적인 내용들이다 보니까, 속된 말로 해서 우리가 밑지는 장사한 거 아니야? 이런 얘기들도 일각에서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호승> 이걸 이제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인가는 이를테면 미국에 투자계획을 발표한 4개 큰 기업들에게 한번 물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일정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장면이 또 하나가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께서 공동기자회견장에 삼성, 현대차, SK, LG 기업인들을 깜짝 초대를 해서 일으켜 세운 다음에 기업명을 호명하고 땡큐를 세 번 연발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그랬죠.
◆ 이호승> 그 순간에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었을 텐데, 우리 기업은 미래기술력에 대해서 미국이 인정하고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조지아에 있는 SK 배터리공장을 방문했습니다. 거기에서 우리 기업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을 느꼈는데요. 첫째는 우리 기업이 국내 시장에 의존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지 않습니까?
◇ 김현정> 시장이 작죠.
◆ 이호승> 세계시장을 지향해야 되는데 그럴 때 최고 기술이 있는 곳, 큰 시장이 있는 곳을 선점을 해야 된다는 전략입니다. 우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경쟁국에 진출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둘째는 대기업 하나만 미국에 진출하면 많은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동반 진출하게 되는 효과가 생기고 그만큼 국내에서도 일자리가 생긴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지아 배터리공장 같은 경우에는 생산 장비 90%. 그다음에 거기에 쓰이는 소재의 50%를 한국에서 들여오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이호승> 그래서 반영할 수 있고요. 또한 배터리가 보니까 홀로 가는 것이 아니고 엘지는 GM하고, SK는 포드하고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서 추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전기차라는 거대 시장이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 부분의 파트너로서 진출하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날 경제가 작동하는 원리가 무엇일까요. 우리 기업 투자는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기업이 그 시스템을 미국 기업이 우리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는 것이고요.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보면 됩니까? 우리 기업하시는 분들. 그분들도 쉽게 말하면 장사에 대한 분들인데 장사하는 분들은 이거 손해 보는 장사 한 거 아니다 그 말씀으로 정리하면 됩니까?
◆ 이호승> 네, 그렇고요. 한번 되돌아보면 바로 한 2주쯤 전에 K반도체 전략이라고 발표를 했는데 거기서 확인된 국내 투자계획이 민간 투자입니다. 510조 원이었습니다. 이번에 가서 반도체 쪽에서 미국 투자를 발표한 것이 20조 원 규모이거든요. 그러니까 외국에 갖다주고 한국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고 상호보완적으로 산업의 생태계가 유지가 되는 것이고 기업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러한 것을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국가가 정부가 하라고 해서 한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그 기업들이 판단한 것이라는 말씀. 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 얘기부터 풀어보죠. 어쨌든 이번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을 하고 정부와 함께 같이 손잡고 이런 저런 대미 외교를 해 냈기 때문에 재계가 꾸준히 요청해온 부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사면도 일각에서 나오더라고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호승> 제가 경제계나 종교계, 그다음에 외국인 투자기업들로부터 그런 건의서를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어떤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그 국민적인 정서라든지 공감대 등도 함께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별도 고려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별도의 고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호승> 그러니까 제 말씀은 제가 사면 문제를 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 전망을 가지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는 점입니다.
◇ 김현정> 네,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판단할 문제다, 그렇게 정리하면 될까요.
◆ 이호승>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청와대 이호승 정책실장. 사실 국민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건 백신 관련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백신과 관련된 협력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보면 되나요?
◆ 이호승> 우선 미국은 한미동생의 중요성을 고려해서 한국군 55만 명에 해당하는 백신을 아무 조건 없이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군에 대한 백신 55만 명분에 대한 무조건 제공을 하기로 했고요. 그다음에 공동선언문에 나와있습니다만 한미 간에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매우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건 단기적으로도 백신 수급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간을 가지고 중장기적으로 백신 수급에 도움이 될 텐데요. 왜냐하면 진행자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금년이나 내년에 완전히 종식될 것인가.
◇ 김현정> 어렵다고들 하죠.
◆ 이호승> 네, 그렇지 않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고요. 그래서 감염병 상황이나 백신에 대해서는 좀 더 장기적인 구상과 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백신 파트너십이라고 하는 것은 한국을 백신 생산허브라고 만들자고 하는 우리의 비전과 미국의 입장이 일치한 것인데요. 그것은 국가안보측면에서 그리고 경제적 이익 차원에서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백신의 양을 늘리고 우리가 백신생산과 관련된 기술 수준을 높이면 그만큼 우리가 백신수급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국내 방역능력에도 확충이 되고 대외 관계에서 레버리지를 갖는 것이죠.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당연하고요. 그런 점에서 조금 더 멀리 보고 이번의 어떤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그리고 기업 간에 이루어진 위탁생산 그다음에 기술이전, 직접투자, 이러한 부분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멀리 보자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지금은 마지막 포장단계, 포장하는 수준을 위탁받은 것이지만 향후 MRNA 백신 개발에 우리가 참여할 수 있다는 걸 확실히 보장받았다. 이렇게까지 얘기할 수 있습니까?
◆ 이호승> 저도 그 삼성바이오와 모더나 간 위탁 생산이 단순한 병입작업이다라는 발언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백신 원액을 들여다가 완제품을 만드는 그 과정이 결코 단순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이 아니라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삼성바이오 같은 그 기업이 그러한 위탁 생산에만 계속 머물러 있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위탁 생산 계약 의미를 낮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보이고요. 그다음에 이번의 백신 파트너십과 기업 간 협력에 있어서는 모더나가 한국에 직접 모더나코리아 같은 자회사를 만들고 직접 생산을 하고 이미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한 어떤 직접투자에 대한 부분도 있고 그리고 다른 제약사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업체들도 파트너십 내에서 참여를 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조금 더 포괄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 공급 우선권 얘기인데요. 어쨌든 마지막 공정이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 창고에 수억 회분의 모더나 백신이 8월부터 쌓이게 될 텐데, 그러면 공급 우선권이 우리에게 있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 이호승> 그건 좀 이렇게 보시면 되지 않을까요. 지금 SK바이오의 공장은 안동에 있습니다. 안동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생산을 하죠. 그러면 그 안동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를 한국으로 바로 들여오는 것이 물류 효율성 측면에서 최고이지 않겠습니까? 그걸 이를테면 안동에서 생산해서 유럽에 수출하고 유럽에 생산한 걸 한국에 들여올 필요가 없다는 거죠.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그런 점에서 모더나와 삼성바이오 간에 위탁생산 계약이 있었고 한국에서 생산되는 수억 회 분량의 모더나 백신을 어디로 배분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계약내용이 없지만 기업 입장에서 한번 생각을 해 보면 어떤 게 가장 효율적인 물류인가 하는 차원에서는 그런 점에서 국내에서 생산된다는 것이 국내의 백신 수급에도 안정성을 높이는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계약서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합리적인 선에서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면 당연히 거기 쌓여있는 거 우리한테 먼저 오지 않겠느냐. 그래야 물류비용 절약하니까 그 말씀이신 거예요.
◆ 이호승> 네.
◇ 김현정> 그런 걸 계약서에 쓰고 그러지 않아요, 원래?
◆ 이호승> 그런 부분은 이렇게 생각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지금은 백신 원천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생산업체와의 계약을 맺을 때 여러 가지 생산이나 유통상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이건 언제 얼마만큼 생산이 되고 어디로 가고 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백신의 원천기술을 가진 쪽에 계약상의 우위가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판단을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실장님 지금 조금 우리의 바람이 섞인, 희망이 섞인 느낌도 든다라는 청취자 의견이 있어서 제가 질문드리는데요. 이게 방송에서 똑떨어지게 곤란하더라도 실제로 뭔가 확실하게 언질을 받은 그런 게 있다, 이렇게 봐도 됩니까?
◆ 이호승> 누구로부터 언질을.
◇ 김현정> 모더나일 수도 있고요. 미국 관계당국일 수도 있고요.
◆ 이호승> 지금 말씀드린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정보이고요. 그다음에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가 되는 과정에서 주요한 백신 기술을 가진 쪽과 우리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업체간의 관계가 보다 깊어지고 장기화될수록 우리 쪽에 많은 어떤 권한이 생길 것이라고 보고요. 단순한 위탁생산보다는 라이선스나 직접 투자나 이런 부분 쪽으로 수준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조금 더 많은 권한이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만나고 있습니다. 미국이 무상 선물로 준 게 우리 한국군에게 55만 명분 모더나 주기로 한 건데요. 이게 실제 물량은 훨씬 더 많을 거다. 심지어 두 배가 될 거다라는 얘기도 들리던데 사실입니까?
◆ 이호승> 이번에 합의된 건 한국군 55만 명을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물량을 주겠다 하는 것이고요. 이게 만약에 1회 접종에 해당하는 백신이라먼 55만 회가 될 것이고 2회 접종에 해당하는 백신이라면 110만 회가 되겠죠. 백신의 종류에 대해서는 아직은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 승인된 백신 중 하나가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모더나로 딱 정해진 건 아니구요.
◆ 이호승> 네, 아닙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한미 동맹이 강화되면 늘 불편해 하는 게 중국인데, 아니나 다를까 어제 중국이 공식입장을 내놨습니다. 내정 간섭을 용서할 수 없다. 지금 보면 중국은 군사 안보 분야에다가 반도체 분야까지 한미공조가 강해지는 걸 보니까 좀 경계심이 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이호승> 한국은 팬데믹이라든지 기후변화라든지 글로벌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지고 있는 원칙이 있습니다. 개방성, 기초한 다자주의같은 것입니다.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있고 무역, 그리고 해외 투자 면에서 매우 중요한 경제 협력 대상국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중국과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서 말씀드립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자료사진] 연합뉴스
◇ 김현정> 혹시 사드 때처럼 무슨 경제보복이라든지 이런 것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이호승>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이 부분은 확실하게 말씀하시네요.
◆ 이호승> 네.
◇ 김현정> 그런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
◆ 이호승> 네.
◇ 김현정> 그때 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그 말씀이신 거죠. 그냥 희망인가요. 아니면 확실히 이 부분에서는 국민들 안심하셔도 된다. 할 수 있을 정도일까요?
◆ 이호승> 너무 앞서나간 예측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이호승 실장님 고맙습니다.
◆ 이호승>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청와대 정책실 이호승 실장이었습니다.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