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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기]구혜선→한예슬 사생활 타깃…누굴 위한 폭로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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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보기]구혜선→한예슬 사생활 타깃…누굴 위한 폭로전인가

    유튜브발 연예인 사생활 폭로전 계속…언론은 무검증 받아쓰기
    무고한 피해자 발생 우려 높아져…"맹신할 만큼 공신력 높지 않아"
    "유튜브 사회적 영향력 커진 만큼 책임도…규제와 감시 필요"

    배우 한예슬과 구혜선. 한예슬 SNS 캡처, 황진환 기자

     

    유튜브발 연예인 사생활 폭로전이 계속되고 있다. 유튜버들이 의혹을 제기하면 일파만파 기정사실처럼 확산되는 현상이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배우 한예슬은 최근 연극 배우로 활동했던 일반인 남자친구를 공개했다. 그러나 곧바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폭로한 각종 의혹에 몸살을 앓았다.

    '가세연'은 영화 '비스티보이즈'를 언급하며 한예슬의 남자친구 류모씨가 화류계 출신이라 전했고, 한예슬 역시 '버닝썬' 논란과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한예슬은 이를 직접 해명하면서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내가 20년 쌓아 온 커리어와 이미지가 이런 방송들로 인해 타격을 받으면 손해배상을 해주나. 그냥 해프닝, 가십에서 끝났으면 좋겠는데 내게 이러는 이유가 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법정으로 가길 바라는 건가. 나는 그렇게까지 싸우고 싶지 않다. 내가 이 생활 하면서 이런 일을 얼마나 겪었겠나. 내 직업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이건 날 죽이려고 작정하고 공격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남자친구에게는 "연예인 여자친구 만나서 이런 일까지 겪게 해서 미안해진다. 그냥 가만히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방송을 켰다"고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배우 구혜선은 '연예 뒤통령이진호' 채널을 운영하는 전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진호는 구혜선과 안재현 이혼 소송 당시 '안재현이 구혜선과 결혼 상태에서 다른 여자 배우와 스킨십 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내용이 담긴 구혜선 지인 배우 측 진술서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해당 문서가 법적 문서 양식이 아님을 지적하면서 안재현 복귀에 맞춰 불륜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구혜선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진호는 위 진술서가 법적 문서의 양식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해당 명의인(구혜선 지인 배우)에 의해 작성되지 않은 것처럼 거짓 사실을 드러내 대중을 호도했으나, 위 진술서는 해당 명의인이 전해준 내용으로 작성됐고, 그 내용을 확인하고 동의한 진술서"라고 진위 여부를 명확히 했다.

    이진호에 대해서는 "기자 출신이라는 배경으로 신뢰를 가공하고, 이를 통해 이윤도 창출한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와 양심, 보도의 기초적인 준칙마저 저버린 채, 사실관계에 의한 명확한 확인이나 근거도 없이 일방을 매도하고 인격까지 훼손하는 동영상을 제작·송출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구혜선 측 법률대리인 지적대로 이러한 유튜브발 폭로는 대다수 익명 제보자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한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사실관계 확인이나 검증이 어려운 탓에 '의혹'에만 그치는 한계가 존재한다. 별다른 규제가 없는 개인 콘텐츠이기 때문에 논리적 정보 해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음모론이 개입될 여지도 상당하다.

    앞서 서예지 논란 당시 유튜버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들은 대중 피로도만 높였을 뿐, 정확한 사실 규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일각의 우려처럼 서예지에 대한 정당한 비판보다는 자극적·선정적 이슈 소비에 그쳐 본질적 의혹들만 가려지는 결과를 낳았다.

    '가세연'의 경우 가수 겸 배우 고(故) 설리, 개그맨 고 박지선 등 연예인 사망 비보를 정치적 이슈와 엮어 고인을 이용하고 모독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보도 경쟁에 매몰돼 검증을 거치지 않고 무분별하게 받아쓰는 일부 언론 매체들 행태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공익적 가치가 없는 연예인 사생활 의혹을 조회수 증가 등 이윤 창출을 위해 보도한다면 이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일부 유튜버들과 다를 게 없다는 이야기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애초에 제보를 받았다는 유튜브 방송 내용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그 진위 여부를 알 수 없어 공신력이 높지 않다"며 "언론이 받아쓰기 식으로 확대·재생산할 게 아니라 의제가 올라왔으면 기성 매체가 취재 과정을 거쳐 확인해 보도해야 한다. 유튜브를 맹신하는 여론도 실제 그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유튜버들 역시 갈수록 높아지는 사회적 영향력에 따라 책임 있게 콘텐츠 제작에 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하 평론가는 "사회적으로 의미 없는 연예인 사생활일 뿐인데 구독자 증가라든지 사적 이익을 위해 폭로하는 행태는 문제가 된다"며 "기존 언론은 규제와 감시가 있지만 유튜브에는 그게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만한 영향력은 있으니 당연히 비판을 수용하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 계속 이런 피해 사례가 발생한다면 규제와 감시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고, 더 큰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시, 보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에 한 걸음 더 다가가 현상 너머 본질을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발빠른 미리 보기만큼이나, 놓치고 지나친 것들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다시, 보기'에 담긴 쉼표의 가치를 잊지 않겠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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