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곰은 소녀가 미는 바람에 담장 아래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미국의 17세 소녀가 반려견을 공격하는 커다란 어미 곰을 내쫓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큰 화제다.
2일 AP통신, ABC방송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외곽 도시 브래드버리에 사는 헤일리 모리니코는 미국의 현충일인 지난 31일 메모리얼 데이에 새끼 두마리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침입한 불청객 어미 곰을 용감하게 쫓아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보안 카메라 영상을 보면 환한 대낮에 1.5m가량으로 추정되는 낮은 높이의 한 주택가 담장 위로 갈색 털을 가진 어미 곰 한 마리가 새끼 곰 두 마리와 어슬렁거리며 나타났다.
이에 모리니코 가족의 반려견 네 마리가 곰들을 향해 달려와 짖기 시작하자 새끼 곰들이 놀라 도망쳤으며, 어미 곰은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담장 위에서 연신 짖어대는 검은 대형견을 향해 강하게 앞발을 휘둘렀다.
이때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던 모리니코는 반려견들의 짖는 소리에 슬리퍼를 신고 급하게 정원으로 뛰쳐나왔다.
소녀는 고함을 치며 또 다른 반려견을 공격하고 있던 곰에게로 달려가 두 손으로 밀쳐낸 뒤 바닥의 개를 안고 서둘러 집안으로 다시 뛰어 들어갔다.
개들의 짖는 소리에 신경을 쓰던 어미 곰은 소녀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담장 위에서 미끄러져 뒤로 떨어졌으나 다시 앞발로 담장을 붙잡고 기어 올라온 뒤 숨어있던 새끼 곰들에게로 돌아갔다.
이번 일이 화제가 되자 모리니코는 틱톡에 올린 영상에서 "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곰과 싸웠다"고 말했다.
떠돌아다니는 개나 다람쥐 때문에 반려견들이 짖는 줄 알았다던 소녀는 "곰이 개처럼 보이긴 했다"면서 "내가 접근했을 때 곰은 가장 어린 강아지 발렌티나를 공격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도 나는 산에 살았다. 이런 일은 내게 흔했다"면서 "여름이면 곰들은 더 자주 출몰한다"고 말했다.
당시 곰을 세게 공격하지는 않았다던 모리니코는 "균형을 잃을 정도로만 밀었다"면서 어미 곰이 이번 일로 다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소녀의 엄마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우리 아이가 초인적인 힘으로 반려견들을 구해냈다"면서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모리니코는 곰을 밀면서 손가락과 무릎을 살짝 다쳤으나 큰 이상은 없고, 반려견들의 상태도 괜찮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4천400만 회 넘게 재생되는 등 크게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