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쿨미투 대응 공동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모습. 김미성 기자
대전의 한 고교 교사가 유료 강의로 수익을 올리고 온라인상에서 성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가운데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특별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전스쿨미투 대응 공동대책위는 9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모 여고 현직 교사가 온라인 유료 문법강의를 개설해 운영해오며, 해당 사이트 채팅방에서 불특정 다수의 학생과 부적절한 성적인 대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대전시교육청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즉각 특별감사를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이어 "대전시교육청의 허울뿐인 교직원 성인지 교육을 규탄한다"며 "형식적으로 작성한 평가질문지를 보고서로 꾸미고 부실한 성인지 교육을 해온 결과가 이번 참담한 사건이 일어난 배경"이라고 꼬집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에서 △대전시민과 피해 학생들에 대한 공개사과 △학교 내 성폭력 사건 전수조사 실시 △피해 학생에 대한 단계별 보호 대책 마련 △가해자들에 대한 모니터링 및 결과 공표 △실제 검증 가능한 성인지 교육 점검 방안 마련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과 학생인권센터 설치 등을 요구했다.
또 "지난해 드러난 S여중·고 스쿨미투 과정에서 대전시교육청이 고발한 성 비위 관련 교사들이 증거불충분으로 전원 무혐의 송치됐다"며 "감사 결과에서 무관용을 외친 대전시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은 무혐의 처리가 될 때까지 1년 넘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교조 대전지부 신정섭 지부장은 "(이번 사건의) 최초 보도가 나온 지 열흘이 지났는데 전날 교육청에 확인해보니 아직도 특별감사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증거 인멸을 할 수도 있고 시간이 매우 촉박한 사안이었다고 보는데, 교육청은 사안조사를 했고 곧 특별감사에 나갈 것이란 말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미온적인 늑장 대처가 결국은 불행한 사태를 되풀이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 지부장은 또 "교육감이 사과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런 사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교육감이 의지를 밝혀야 교육청에서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전참교육학부모연대 강영미 대표는 "누구나 버젓이 볼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몸매를 평가하고 음담패설을 주고받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2021년 현재 대전에서 벌어졌다"며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보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학부모로서 정말 불안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강 대표는 그러면서 "교육 현장에서 이렇게 반복되는 성희롱 문제를 대전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은 과연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민주시민과에서 보낸 특별감사 요청을 공문으로 받았고, 이번 주에 자료를 검토한 뒤 계획을 수립해 다음 주에 특별감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별감사가 늦어지면서 증거 인멸이 이뤄질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중등교육과랑 민주시민교육과에서 사안조사를 했고 대부분 자료는 발 빠르게 확보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해당 교사는 겸직 허가를 받은 상태였으나 최초 겸직 신고를 낸 부분과 다른 부분이 드러나면서 취소됐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