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캡쳐
"더이상 야구 불모지가 아니다"
강원 강릉고등학교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야구 불모지에서 신흥 '야구명가'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강릉고는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구고를 13대 4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황금사자기에서 고교야구 왕좌에 오르며 준우승의 아쉬움을 한번에 날렸다.
경기 초반은 결승전답게 장군멍군을 주고 받으며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대구고는 1회초 강릉고 선발 이전재를 상대로 연속안타를 몰아치며 무사 2,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이전재에게 공을 이어 받은 조경민은 3번 타자를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후속타자 이동민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점수를 허용했다.
대구고가 1회초 공격에서 선취점을 따내며 기선을 잡는 듯 했지만, 강릉고는 휘둘리지 않았다. 강릉고는 1회말 1사 3루에서 김세민의 내야안타로 득점에 성공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3회말까지 양팀 투수인 대구고 이로운, 강릉고 조경민의 호투와 함께 야수들의 호수비가 이어지면서 1대 1 균형이 유지됐다.
수준급 경기가 이어지던 이날 양팀의 승부는 4회에서 갈렸다. 4회초 대구고는 2사 1,3루의 찬스를 맞았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이날 경기의 승부처라 생각하고 '에이스' 최지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지민은 등판 후 첫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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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뒤 찬스는 찾아왔다. 이어진 4회말 공격에서 강릉고는 선두타자 김세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이후 1사 2루에서 정승우가 역전 1타점 2루타를 날리며 리드를 잡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차동영, 허인재의 3루타 2개와 대구고의 실책 등으로 순식간에 점수차를 6대 1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5회말에서도 강릉고는 안타와 실책을 엮어 3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더욱 굳혔다. 6회초 1점을 내줬지만 6회말 2점을 따냈고, 7회말에도 2점을 보태 13대 2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강릉고는 이미 승부가 갈린 9회초 최지민 대신 김백산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백산은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주긴 했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기본기에 집중하는 야구에 충실히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쓴맛을 봤는데 이번에는 우승을 해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야구 불모지 강원도에 와서 선수들과 함께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상위 그룹에 오를 수 있는 팀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릉고의 우승을 위해 멀리서 응원하고 지원해주신 동문들을 비롯해 지역 주민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승리의 수훈인 최지민은 대회 최우수선수상(MVP)과 우수투수상을 차지해 2관왕에 등극했다. 수훈상은 3루수 정승우가 수상했다. 특히 포수 차동영은 고교야구 6년만에 11안타를 몰아치며 최다안타상과 함께 타격상을 거머쥐었다. 감독상은 우승을 이끈 최재호 감독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