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가 전혀 다른 차가 돼서 돌아왔다. 현대자동차의 고성능차 브랜드인 'N' 배지를 달고 등장한 코나 N은 제대로 매운 맛을 보여주는 도로 위의 '작은 악동'이 될 전망이다.
코나 N을 지난 16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자동차 경주장)과 인근 국도에서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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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 N 대비 성능↑…SUV로 '코너링 머신' 실현
코나 N. 현대차 제공
코나 N의 장점은 벨로스터 N 대비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일상생활에 적용 가능한 SUV의 실용성, 안락함 등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한 대목에 박수를 보낸다.
코나 N의 제원은 최대 출력 280마력(공차중량 1510kg), 최대토크는 40.0kg.m이다. 분석하면 같은 구동계통을 사용하는 벨로스터 N 대비 5마력, 4토크 향상됐고, 최대출력을 뿜어내는 엔진회전수(rpm) 영역도 넓어졌다.
두 차량 모두 2.0리터 가솔린 터보(트윈스크롤 싱글) 엔진에 8단 습식 듀얼클러치(DCT)가 맞물린다. 현대차는 코나 N을 개발하며 엔진에 장착되는 터빈을 크기를 키웠다.
결과적으로 코나 N이 벨로스터 N 대비 약간 무겁지만 직진 급가속 기록은 오히려 향상됐다. 제조사 측정 기준 제로백이 5.5초이다. 컴팩트 SUV 기준으로 제법 빠른 가속이라고 할 수 있고, '고성능'이라는 수식어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진짜 성능은 급발진보다 코너링에서 드러난다. 서킷에서 달리는 코나 N의 후면을 보면 코너 안쪽 방향의 뒷바퀴가 들리는 장면(3축 주행)이 관측된다. 차량의 머리 부분이 코너 안쪽으로 급하게 감기면 꼬리 부분은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급회전이 가능하게 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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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포르쉐의 스포츠 리스폰스처럼 차량의 출력을 순간적으로 키워주는 코나 N의 NGS 기능은 최대 출력을 20초 동안 10마력(순간 최대 출력 290마력) 상승시켜 준다. 20초를 쓰고 40초를 쉬어야 하는데, 3분을 쉬어야 했던 벨로스터 N과 비교해 역시 개선된 점이다.
NGS 버튼은 인제 서킷의 경우 스타트 및 피니시가 이뤄지는 지점에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 바퀴가 끝나가는 마지막 코너에서 베스트 랩타임을 위해 혹은 다음 랩의 '어택'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카레이서(임채원)가 운전하는 택시에 동승했다. 성인 남성인 기자 1명을 동승하고, 차량의 기능까지 설명해가며 탄 기록이 1분 59초대였다. 코나 N에는 인제스프디움뿐 아니라 영암과 용인 등 다른 국내 서킷들의 지도가 내장돼 있어 GPS를 이용한 랩타임 측정이 가능하다.
SUV로서 쉽지 않은 안정된 코너링을 보여줌에 따라 모터스포츠 용도로 제격이다. 여기에 더해 일상생활에 접목 가능한 승차감과 실용성까지 갖춘 점이 놀라왔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340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일반 코나 대비 N 모델의 가격 상승률이 벨로스터 대비 크지 않다.
◇아반떼 N 출격 임박…고성능‧대중화 'N', 'AMG‧M' 추격
코나 N. 현대차 제공
코나 N의 의미는 'N'과 '코나'로 각각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코나 N은 'N' 브랜드의 국내 두 번째 출시작이다. 벨로스터가 2018년 수동 변속기를 장착한 첫 'N'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듀얼클러치를 장착한 '벨로스터 N DCT'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글로벌 단위에서 'N' 라인업은 다섯 모델로 늘어났다. 벨로스터‧코나(국내), i30‧20(유럽)에 N이 적용됐고, 7~8월 중 아반떼 N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현대차 내부에서 코나라는 차종의 역할도 특별하다. 코나 N에 이르기까지 가솔린‧디젤‧하이브리드‧순수전기차 등 현대차가 보유한 파워트레인 기술이 총망라돼 적용된 바 있다.
하반기 아반떼 N까지 출시되면 '패밀리카'에 고성능 버전이 적용된 첫 사례가 된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코나를 통해 SUV에 'N DNA'를 먼저 이식했다. 고성능차의 일상 침투가 시작된 셈이다.
코나 N. 현대차 제공
벨로스터에 코나, 아반떼 순서로 서로 플랫폼을 공유하는 소형‧컴팩트 해치백, SUV, 세단에 N을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렇다면 향후 방향성은 중형 세단, SUV급으로 고성능 기술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미 N라인이 공개된 쏘나타, 투싼 등에 정식 N 배지가 붙을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현대차가 벤츠의 'AMG', BMW의 'M'처럼 고성능 브랜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특화시킬 날이 찾아 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