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야간 야외 음주 금지 계도활동을 벌이는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이틀째 1천 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한 7일 밤 서울시의 '야외 음주금지' 행정명령은 장맛비 덕분에 효력을 발휘했다. 다만 빗속에서 은밀하게 '술판'을 벌이는 시민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7일 밤 10시. 일명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 공원에는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다. 펜스 한켠에는 '공원 내 음주 금지', '위반 시 과태료 10만 원'이 적힌 노란색 경고 표지가 붙어 있었다.
신규 확진자가 1200여 명을 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장맛비까지 내리자 '야외 음주'는 확실히 줄어든 모양새였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경의선숲길은 음식점 영업이 마무리되는 오후 10시 이후 추가 음주를 하기 위한 인파가 넘쳐났다.
지난 7일 '공원 내 음주 금지' 표지판이 있는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 사진 박정환 기자 다만 인근 연남동의 한 공원에서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 등에서 여전히 '술판'을 벌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술을 마시던 30대 김모씨는 "퇴근이 오후 9시가 넘는데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보게 된 것"이라며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금지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맥주 한 캔씩만 마시고 가기로 해서 이것만 마시고 갈 것"이라며 "확진자가 1000명이 넘었는데 먹지 말라면 시키는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더욱 '야외 음주 금지'와 관련 강력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생 김성호(25)씨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많이 걱정된다"며 "음주 금지는 너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좀 더 강력한 지침이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음주 및 취식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슷한 시각, 광진구 뚝섬 한강공원에서도 버젓이 술판이 벌어졌다.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던 30대 정모씨는 "계도기간으로 알고 있었다"며 "단속을 알기는 힘들고, 행정 조치도 별로 의미없다고 생각한다"며 "낮에 모이면 안 코로나19에 안 걸리고 밤에 코로나19가 걸리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한강사업본부 뚝섬한강공원 안내센터 직원들은 한강공원 곳곳을 다니며 '음주는 안된다'고 안내했다. 차량을 동원해 맥주 캔을 수거해 차 뒤편에 넣었다. 벤치에서 술을 마시던 시민 대여섯 명은 우산을 펼쳐들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 직원은 "단속을 매일 나간다"며 "술을 먹지 말고, 팔아서도 안된다고 계속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내센터 직원들이 한 바퀴 순찰을 돌고 난 이후 술판이 다시 벌어졌다. 오후 11시 한 일행 3명은 테이블에 캔 맥주를 대여섯개 놓고 자리를 이어갔다. 또 다른 남성 2명은 다른 자리에서 소주를 마시며 큰 소리를 내고 대화를 하기도 했다.
7일 서울 광진구 뚝섬 한강공원 벤치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 박정환 기자 앞서 서울시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한강공원 전역과 25개 주요 공원에서 야외 음주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고시했다.
서울시는 한강공원 현장에서 251건을 적발하고 계도하기도 했다. 앞으로 야외 음주 금지를 위반하면 1차로 계도 후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한편 7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총 1113명으로, 이틀째 1천 명이 넘는 확진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