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가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노사가 여전히 치열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기 위한 제9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근로자위원 간사를 맡은 한국노총 이동호 사무총장은 직전 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이 제출한 2차 요구안에 대해 "오늘 회의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인상안을 제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8일 열렸던 최임위 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은 현행 최저시급 8720원에서 20원(0.2%) 인상한 8740원을 2차 요구안으로 제출했다.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했던 2차 요구안은 현행보다 17290원(19.7%) 높고, 최초요구안 1만 800원보다는 360원 낮춘 1만 440원이었다.
이 사무총장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로 수정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올해 정부가 전망한 경제성장률은 4.2%, 물가상승률은 1.8%인데 이것도 반연하지 않아 허망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각각 12조 5천억원, 1조 1128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두 기업의 영업이익만 합쳐도 740만명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며 "코로나 상황에서 막대한 이익을 낸 대기업들이 조금이나마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생각한다면 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도 "재난의 시기에 사회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의 대폭인상이 필요하다"며 "진정성 있게 심의가 이뤄지기를 사용자 위원들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 간사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는 "2018년, 2019년은 무려 30%에 가까운 과도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됐고 작년부터는 코로나로 미증유의 시간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중앙회 이태희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주는 쪽의 지불능력을 보지 않고 무작정 올리기만 했을 경우에 결과는 분명하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영세기업인이나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궁지로 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임위 박준식 위원장은 "오늘은 긴 시간 여러 차례 걸쳐서 노사 양측의 수정안 제출 요청드릴 계획"이라며 "(최임위 위원) 27명 모두가 최저임금 결정까지 완주하길 기대하면서 노·사·공익위원들이 손 잡고 심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해 이날 심의를 끝마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을 고시하는 다음 달 5일로부터 20일 전인 오는 16일까지 최임위가 합의안을 제출하면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데, 이르면 오는 13일 새벽에 최종안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