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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왔다리갔다리, 검찰총장 윤석열과 대선주자 윤석열의 말

칼럼

    [칼럼]왔다리갔다리, 검찰총장 윤석열과 대선주자 윤석열의 말

    핵심요약

    잇단 맞춤형 발언, 일관성과 정체성에 의문
    자신이 진행한 검찰수사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
    이준석 "지지율 추이 위험 "님아, 그 강에 빠지지 마오"
    극과 극의 메시지는 빅텐트에 오히려 방해
    지지율 강세에도 대선정국 주도를 못하는 이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일 것이다.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윤 전 총장의 이런 소신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로 나타났고 현재권력인 문재인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수사로 이어졌다.
     
    이런 경력이 대선주자 윤석열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자산이 됐다.
     
    정치인에게 일관성 있는 소신은 충분조건을 넘어 필수조건이다.
     
    자신의 과거 발언에 발목을 잡혀 추락하는 정치인을 국민들은 수없이 봐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을 보러 인파가 몰려있다. 연합뉴스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을 보러 인파가 몰려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20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마음 속으로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구라는 상징성이 가진 지역 맞춤형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역사현장인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방문을 마친 뒤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왼쪽 가슴에 5·18 상징 장식이 달려있다. 연합뉴스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역사현장인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방문을 마친 뒤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왼쪽 가슴에 5·18 상징 장식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3일 전 광주를 방문해서는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탄핵은 정당했다"는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의 경선 때 발언으로 강을 건넌 것으로 봐야한다.
     
    그런데, 윤석열 전 총장은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해 자신이 진행한 수사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됐다.
     
    국민의힘 이준석대표.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이준석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대표는 22일 "박근혜.이명박 정부를 수사한 그 검사가 용기를 좀 잃은 것 같다"고도 말했다.
     
    하루 전날 TV토론에서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님아, 그 강에 빠지지 마오"라고 말했다.
     
    또, 아무리 지역맞춤형 발언이라고 해도 "대구 아니었으면 코로나 민란" 발언은 나가도 너무 나간 발언이다.
     
    주 52시간제를 비판하면서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해야 한다"는 말도 노동정책에 대한 몰지각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사실 과거에는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는 말은 일본 극우의 발언이라는 비난을 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일련의 발언들은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르려는 그의 이른바 '빅텐트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스윙행보라도 최소한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왔다리갔다리하는 극과 극의 메시지는 폭넓은 지지세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안된 정치인의 한계만 드러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제 검사가 아니다. 현재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다.
     
    정치적 이익을 고려해 검찰수사에 온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법질서와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다.
     
    그의 정치 명분이 헌법정신 수호임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이 가족과 측근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온정을 배제한 공정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이유다.
     
    이준석 대표는 22일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의 현재 지지율 정도라면 정국을 주도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정국을 주도하기는 커녕 정치적 이해도가 떨어지는 발언으로 정치적 논란만 자초하고 있다.
     
    그 이유가 검사 때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지만, 정치인이 되자 무작정 사람을 쫓아다니는 철학부재 때문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검찰총장의 메시지는 훈시와 지시이지만 정치인의 메시지는 설득과 공감이다.
     
    검사 윤석열은 대선주자 윤석열로 계속 공감대를 이어가려면 자신의 삶이 반영된 정치철학을 보여줘야 한다.
     
    윤석열 전 총장이 민심의 강물 위에 방향을 잃고 계속 오락가락할 경우 자칫 강물에 빠지고 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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