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양장 매립 반대 현수막 내건 어선들. 연합뉴스인천 지역 어민들이 인천항 연안부두에 소형선박이 접안하는 부두인 물양장의 매립을 추진하는 인천항만공사와의 면담을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백령도선주협회·대청도선주협회·연평도어민회 등 23개 어민 단체들은 28일 공동성명을 내 "주민의 삶과 생계에 밀접한 현안은 주민 수용성이 최우선"이라며 "그런데도 공식적인 설명회나 간담회를 단 한 번도 열지 않은 인천항만공사에 공식 면담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이날 오전 인천시 중구 남항부두와 연안부두 등지에 정박된 어선 150척에 인천항만공사의 물양장 매립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이달 중 어선 150여척이 참여하는 해상 시위도 검토하고 있다. 해상 시위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풀리는 시점에 이뤄질 전망이다.
어민들은 물양장이 매립될 경우 접안 시설이 기존보다 37%가량 줄어들어 큰 혼잡이 빚어지고 태풍 시 선박 대피 공간도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천 연안지역에 소래포구 등을 제외하면 어선들이 피항하거나 임시 정박할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다.
또 물양장 내 영업하던 선박 수리업체들도 문을 닫아 '긴급 정비소'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어민들은 물양장의 안전 등급이 보수·보강만 필요한 'C등급'인데도 매립비 245억원을 투입하는 건 예산 낭비라고 지적한다. 보수비로는 30% 수준인 8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부터 물양장 일대 1만7천㎡를 매립하고 외곽에 120m 길이의 물양장을 세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연안부두 물양장이 정밀점검에서 C등급을 받은 이후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1973년 준공된 이 물양장은 실제로 노후화가 심해 2019년 시설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공사 측은 물양장을 보강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시설이 추가로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새로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어민들은 지난해부터 해양수산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 등에 3차례 걸쳐 물양장 매립 반대 의견 진정서를 전달했다. 또 인천 시민 1200명의 매립 반대 서명부도 함께 제출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