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가짜 수산업자와 현직 검사, 건국대 관계자의 식사 모임. 왼쪽부터 이방현 부부장검사,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 건국대 A대학원장 B교수, 건국대 김경희 전 이사장. 독자 제공'가짜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로부터 등록금 대납 혐의를 받는 TV조선 기자 정모씨가 재학중인 건국대 대학원 원장이 보직에서 해임됐다. 해당 대학원장은 정씨 입학 후 김씨 등과 함께 식사모임을 가진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건국대는 A대학원 원장인 B교수를 전날자로 보직 해임했다. 후임 대학원장은 경영학과 소속 C교수가 맡는다.
해당 인사발령은 '원포인트' 인사다. 최근 불거진 '가짜 수산업자 사건' 논란에 B교수가 거론되는 것이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건국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사는 일신 상의 이유로 날 수도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이유를 묻기 위해 B교수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 질의를 했으나 답은 오지 않았다.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앞서 TV조선 기자 정씨는 지난해 3월 가짜 수산업자 김씨의 추천을 받아 건국대 A대학원에 입학했다. 대학원 입학금과 등록금이 합해서 약 500만원에 달하는데, 정씨는 이중 절반 가량을 김씨로부터 지원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대학원 원장인 B교수의 경우 지난해 10월 김씨 등과 식사 모임을 갖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B교수와 김씨의 관계를 볼 때, 정씨의 대학원 입학 및 등록금 대납 등에 학교와 대학원장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B교수와 학교 측은 "해당 대학원은 인원이 늘 부족하기 때문에 경쟁을 하지 않는다. 현직 기자가 입학하는 것은 언제든 환영"이라며 "정씨의 연차 등을 고려해봤을 때 대학원 입학 시 대학원장 등이 따로 논의할 정도의 인물은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가짜 수산업자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5일 정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등록금을 빌린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돈을 갚은 시점은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인 올해 4월인 것으로 CBS 보도(7월 29일자 [단독]TV조선 기자, 수산업자 돈으로 건대 대학원.. 4월에야 갚아)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한편 건국대는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 사건'과 관련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봐주기' 의혹이 일었다. 김경희 전 이사장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현직 이방현 부부장검사, 가짜 수산업자 김씨 등의 골프 회동 및 친분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봐주기'와 관련 배경이 의심받고 있다.
건국대는 "옵티머스 사건과 관련된 청탁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