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 vs 일본 준결승 경기. 3회말 김경문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요코하마(일본)=CBS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이번에 올 때 꼭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그런 마음만 갖고는 (일본에) 오지 않았습니다. 선수들하고 스태프들하고 좋은 마음을 모아서, 한 경기 한 경기 국민들과 팬들에게 납득하자는 경기를 하자 마음을 먹고 왔는데 금메달을 못 딴 건 크게 아쉽지 않습니다."
한국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발언이 야구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한국은 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제2차 준결승전에서 미국에 2 대 7로 졌다.
지난 4일 한일전 1차준결승에서 패한 한국은 결승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날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후 2연패에 도전했던 한국 야구의 목표도 수정됐다.
김 감독은 미국전 패배 후 공식 인터뷰에서 "13년 전에는 이 정도 부담은 없었고 즐겁게 한 경기 한 경기를 하다 보니까 연승이 이어졌는데 이번에 올 때 사실 꼭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그런 마음만 갖고는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 국민들과 팬들에게 납득이 되는 경기를 하자고 마음먹고 왔는데 금메달을 못 딴 것에 대해서는 아쉽지 않다"며 "젊은 선수들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좋은 점으로 봤고 한국 대표팀에 아쉬운 부분도, 보완할 부분도 오늘 보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발언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경기에 진 것보다 김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 더 실망적이라는 것.
5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미국의 '패자' 준결승 경기. 6회말 연속 안타로 득점하자 미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김 감독의 발언을 두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모습을 합리화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팬들은 경기에 이기고 지고, 금메달과 동메달을를 떠나 김 감독의 발언은 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 적절치 않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김 감독이 올림픽 출전 직전인 지난달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훈련 인터뷰에서 디펜딩 챔피언으로 금메달이 목표다고 말한 것이 함께 언급돼 비난이 커졌다.
야구는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정식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정한 개최국 지정 종목으로 열렸다.
6팀이 출전해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라는 특이한 방식으로 치러지는 대회는 3번을 패해도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
준결승에서 두 번 패한 대표팀은 오는 7일 낮 12시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