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주신 귀한 선물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가. 그 딸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
12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51)씨 사건 결심 공판에서 재판장이 한 말이다. 수년간 두 딸을 성폭행해 파란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이씨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8년간 두 딸 상대로 200여 차례 성폭행
이씨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지난 5월까지 8년여 간 제주시 자택에서 어린 두 딸을 상대로 200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주로 작은 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가 울면서 반항하면 "네 언니까지 건드리겠다"고 협박했다. 상습적인 범행으로 작은딸이 임신하자 낙태까지 시켰다.
아울러 별다른 직업이 없던 이씨는 두 딸의 명의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 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에서 딸에게 연락을 취해 신장 질환 치료 명목으로 돈을 보내달라고 하는 등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7년 아내와 이혼하기 전에도 두 딸을 일상적으로 폭행했다. 이혼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두 딸에게는 이씨가 안전한 울타리가 아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씨는 그런 두려움을 이용해 수년간 '인면수심' 범죄를 저질렀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았던 두 딸은 올해 초 용기를 내서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이후 경찰 고소가 이뤄지며 이 사건 범행이 드러났다. 특히 두 딸의 일기장에는 그간의 피해사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검찰 "반인륜적 범죄" 무기징역 구형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 대해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러 사회로부터 오랫동안 격리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취업제한과 함께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아버지로서 자녀들의 버팀목과 울타리이다. 그런데도 오랫동안 성 착취를 했다. 더욱이 가정폭력을 일삼고 제대로 두 딸을 양육하지 않았다. 두 딸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피해자가 앞으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 한 채 가정을 파탄시킨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얼마나 중한 범죄를 저질렀는지도 알고 있다. 가장으로서 사죄하며 새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고상현 기자이씨 역시 최후 진술을 통해 "한 아버지와 인간으로서 잘못을 수없이 많이 했다. 반성하고 있다. 정말 잘못했다"고 말한 뒤 흐느꼈다.
이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1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