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성 중사가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를 한 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3일 빈소가 마련된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 화환을 실은 화물차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해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하고 그가 신고하자 2차 가해한 끝에 죽음으로 몰아간 혐의를 받는 같은 부대 부사관이 구속됐다.
해군본부 보통군사법원은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B상사에 대해 14일 오전 10시 3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연 뒤 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2함대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됐다.
B상사는 A중사가 섬으로 발령 온 지 3일 된 지난 5월 27일 함께 식사를 하다가 손금을 봐준다고 하거나 어깨동무를 시도하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보고를 받아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주임상사는 B상사를 불러 피해자를 언급하지 않고 '행동을 똑바로 하라'는 식으로 꾸짖었다.
다만 해군은 A중사가 그전부터 알고 지냈던 주임상사에게 피해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정식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유족들은 이후 B상사가 A중사에게 성추행 사실을 사과하겠다는 명목으로 식당에 불러 술을 따르라고 시키고, 인사도 안 받아준 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견디다 못한 A중사는 8월 7일 이를 기지장에게 보고했고, 이틀 뒤 정식으로 윗선에 보고해 달라고 요청한 뒤 2함대사령부로 전출갔다. 피해자와 가해자 조사가 진행된 직후인 8월 12일 A중사는 독신자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은 8월 11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12일에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에게 각각 보고됐다. 부 총장은 다시 서욱 장관에게 보고했고 두 사람은 철저한 수사와 함께 가해자 신병 확보를 명령했다. 이에 따라 해군 중앙수사대는 12일 오후 B상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해군은 13일 보통전공사상심사(사망)위원회를 열고 A중사에 대해 순직을 결정했다. 그는 오는 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